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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내가 네가 아니고...

 

 

惠子曰:"子非魚일진대 安知魚之樂이리오?"하니
莊子曰:"子非我일지대 安知我不知魚之樂이오?"라하더라.

 

혜자가 장자에게 말하기를, "그대가 물고기가 아닌 바에야 물고기가 즐거워하고 있다는 것을 어찌 아시겠오?"라고 하자, 장자가 말하기를, "그대가 내가 아닌 바에야 내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모른다는 사실을 어찌 아시오?"라고 하였다.

 

《장자》〈추수(秋水)〉편에 나오는 말이다. 물고기가 아닌 바에야 물고기의 마음을 알 수 없듯이 내가 아닌 바에야 내 마음을 나같이 아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할지라도 내 마음속을 나처럼 들여다보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자칫 상대방의 마음을 다 헤아리고 있다는 듯이 행동하기도 하고, 때로는 상대가 처한 상황이나 마음은 아예 아랑곳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행동하기도 한다. 두 경우 다 오만하고 방자한 행동이다.

 

내 마음과 나의 경우를 통하여 상대의 마음과 상대가 처한 경우를 근접하게 이해하고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덕인(德人)이 되는 길이며 인(仁)을 실천하는 길이다. 그런데, 요즈음 세상을 보면 너무 내 중심으로 사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자기가 번 돈이라고 해서 가난한 이웃의 입장 같은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허드레 물 쓰듯 돈을 쓰는 사람도 있고 좀 많이 배웠다고 해서 못 배운 사람을 내려보는 사람도 있다.

 

다 못난 짓이다. 남 보기 미안해서 내 돈이지만 내 맘대로 쓰지 못하는 마음을 가져야 다같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아직 우리 사회엔 결식 아동도 있고 소년 소녀 가장도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도록 하자. 

 

惠:은혜 혜  魚:고기 어  安:어찌 안  樂:즐거울 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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