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 한반도뿐만 아니라 지축마저 뒤흔들며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서 신화를 연속 창조, 아시아의 변방에서 세계중심으로 우뚝 솟은 역사적인 달로 기록될 게 분명하다.
올해 6월 온 국민들은 월드컵 16강과 8강 달성에 이어 4강 및 우승 염원으로 목이 쉬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딱 15년전에도 많은 국민들이 목쉰 적이 있었다.
똑같이 목이 쉬었을지라도 동인(動因)이 너무나 뚜렷히 대비된다.
세계인을 전율케 하는가 하면 탄식마저 자아내게 하는 마력을 가진 월드컵이 사상 처음으로 국내에서 열리고 있는 금년 6월. ‘Be The Reds!’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붉은 악마들은 물론 남녀노소 가릴것 없이 열두번째 선수가 된 온 국민의 환희와 감격에 어우러진 붉디 붉은 함성이 전국에 메아리치고 있다.
빗장수비(카테나치오)로 철벽을 자랑하는 아주리군단(이태리)을 맞아 연장접전끝에 골든골로 2대1의 극적인 역전극을 펼치며 8강의 신화를 쏜 지난 18일밤에는 무려 4백여만명의 거리 응원전으로 전국이 들썩이고 흥분의 도가니가 됐다.
-목쉰 함성 15년전과 똑같지만-
도내에서도 전주 덕진종합경기장 7만명을 비롯 덕진공원 및 객사 등 대형전광판이 설치된 곳곳마다 ‘대∼한민국 짝짝짝, 오∼필승 코리아!’를 외치는 20여만명의 인파로 레드스타디움으로 변했고 승리의 환희에 들떠 잠 못이루는 밤이 되었다.
지난달 31일 서울 상암동 경기장에서 프랑스와 세네갈전으로 킥오프된 2002년 한·일월드컵이 오는 30일 일본 요코하마 경기장 결승전으로 막을 내리는 한달간의 대장정중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각본없는 드라마처럼 태극전사들의 광휘(光輝)가 너무 멋지다.
15년전인 1987년 6월은 어떠했던가.
‘독재타도’, ‘호헌철폐’등의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와 이에 맞서는 진압경찰의 공방전이 전국 주요거리에서 치열하게 전개됐었다.
들불처럼 일기 시작한 민주화운동이 6·10 항쟁으로 절정에 달했다.
도내 전주 팔달로와 도교육청 광장 등에도 군중이 가득했고 밤새 숨바꼭질 시위가 펼쳐졌으며 매캐한 최루탄냄새가 진동했던 걸로 기억된다.
-국운융성의 원동력으로 이어가야-
양시대를 모두 경험한 세대들은 격세지감을 실감하지 않을수 없다.
억압의 시대에 권위의 상징이자 신성시됐던 태극기가 흔들려지는 것도 모자라 얼굴에 앙증스럽게 그려지고 두건 및 치마로 둘러지는 등 친근 및 사랑의 대상으로 변한 것뿐만 아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국민들의 열정적 에너지는 분열과 갈등을 제압하며 전국을 하나로 묶었으며 무한한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동시에 잠재력을 일깨워줬다.
또 국가 이미지는 물론 내국인 및 교민들의 자긍심 고취, 여기 저기서 월드컵마케팅의 톡톡한 재미, 외국관광객증가, 국제무대에서 한국상품의 성가제고 등 코리아 업그레이드와 경제적 효과가 실로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야말로 국운상승의 용트림을 보는듯 하다.
‘1984’년의 작가 인 조지 오웰이 ‘총을 쏘지 않는 전쟁’으로 비유했다는 축구가 가져오는 효과가 이처럼 클 줄 상당수가 미처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월드컵말고도 금년 6월은 지방자치시대를 이끌어갈 일꾼을 뽑은 지방선거가 있었다. 열흘정도면 월드컵도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그러나 월드컵을 통해 표출된 국민적 에너지와 열정을 쉬 사그라지게 해서는 안되고 국가발전과 국운융성의 원동력으로 계속 이어가야 할 것이다.
국민이 신바람을 느끼며 살수 있도록 국가지도자와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일꾼들의 지도력발휘를 기대해본다.
/홍동기(본사 제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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