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그는 없지만 춤은 남아 있습니다" 금파추모공연 "有愛"

 

 

“내 꿈은 제대로 된 공연장에서 나의 춤을 모두 풀어내는 개인 공연을 갖는 것이다. 그것도 뜻맞는 놈들하고 한판 번듯하게 벌여 날밤새도록 추는 것이다.”

 

전라도의 정서와 심성을 오롯이 춤에 담아내며 전북무용계의 든든한 나무로 서있었던 故 금파 김조균(1940∼1998). 춤이 있어 행복했던 명인, 금파 선생의 살아 생전 꿈이 신명난 춤판으로 이루어진다.

 

27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리는 ‘유애(有愛)’. 40년동안 우리 춤의 한 중심을 지켜온 고인을 기리며 그의 예술세계를 추모하는 춤꾼들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준비해온 무대다.

 

아내이면서도 그가 가장 아꼈던 수제자인 김숙씨(53)와 그의 뒤를 잇고 있는 아들 무철씨, 며느리 김현정·박영선씨, 그리고 디딤무용단 예술감독인 국수호씨(중앙대교수)를 비롯해 춤으로 교류하며 친분을 쌓아왔던 동료 선후배와 제자들이 함께 선다.

 

신관철(정읍무용협회 지부장) 송준영(조선대 무용학과 명예교수) 정재만(숙명여대 교수)  정승희씨(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도 자리를 함께해 모처럼 우리춤의 흥취와 멋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금파의 예술세계를 잇고 있는 금파춤무용단과 동남품사물놀이패의 풍물과 오고무, 설장고 등이 어우러진 ‘생명의 춤판-go·鼓·Drums’은 고인이 지키고자 했던 전북의 춤과 소리를 함데 담아 창작해낸 작품이다.

 

지난 99년에도 추모 1주기를 맞아 공연을 가졌지만 이번 무대는 그야말로 생전의 금파를 추억하며 펼쳐내는 추모의 정이 듬뿍 어우러지는 한판 무대라 할 만하다.

 

“환갑때 국립극장에서 발표회를 갖자는 약속을 1년 남겨두고 훌쩍 떠나셔서 늘 마음 한쪽이 걸렸습니다. 국립극장보다도 규모도 크고, 시설도 좋은 소리전당에서 평소 좋아하던 지인들과 제자들이 남편을 위한 춤판을 벌이니 이제야 마음의 빚을 갚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금파춤보존회(이사장 김숙)를 만들어 그의 춤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작업에 나선 아내 김씨는 오래전부터 구상해온 이 무대는 연습과 준비만으로도 1년이 걸린 무대라며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도록 열정과 역량을 모두 쏟았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에서는 생전에 금슬좋았던 금파와 함께 환상적인 2인무를 선보여왔던 김씨는 남편이 맥을 잇기 위해 매달렸던 ‘호적구음살풀이춤’을 독무로 발표한다. 동선이 크고 활달한, 그러면서도 잘 정제된 호적구음살풀이를 여성의 춤으로 재현해내는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큰아들 김무철씨도 선친으로부터 이어받은 춤을 선보인다.

 

전북도지정문화재 제17호로 지정된 한량춤. 남성의 홀춤으로 한량의 품격과 자태를 강조하는 남성적인 춤이다. 전북의 춤명인 정자선으로부터 시작되어 정형인-금파로 이어져온 한량춤이 4대로 이어지는 셈이다.

 

며느리들의 무대는 스승이기도 한 시아버지를 향한 추모의 정을 담아낸 창작춤판이다. 큰며느리 현정씨는 시립정읍사국악원 교수인 김일환씨와 함께 창작춤 ‘유애’의 주역으로 출연한다. 금파 선생이 지녔던 예술과 춤에 대한 열정, 고향과 가족·제자에 대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전주시립국악단 단원으로 활동중인 둘째 며느리 영선씨도 창작춤 ‘생명의 춤판’에 출연한다.

 

금파 선생은 60년대부터 후진양성을 통해 수많은 제자를 배출, 오늘의 전북춤문화를 있게 한 주역 중의 한사람이다. 중고등학교시절부터 우리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그는 활발한 무대 활동을 통해서도 남성춤의 멋과 흥에 대한 인식을 높여왔다.

 

특히 전통춤의 계승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온 그는 학창시절, 정형인선생으로 부터 전수했던 삼현승무와 살풀이, 남무 등을 재현해내는 작업에 힘을 기울여 호적구음살풀이를 정리해냈고 말년에는 전북지역에 이어져오던 ‘한량춤’을 재현, 98년 전북도문화재 기능보유자로 지정받았다. 무용협회전북지부장과 무용협회전주시지부장으로 활동했으며 전북도립국악원 교수로 재직했다.

 

 

 

임용묵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포토[포토] 윤석열 탄핵! 국민의힘 해체! 촛불집회 이어진 전주시

정치일반김관영 지사, 민주당 단식농성장 방문.."탄핵 힘 보태겠다"

정치일반비상정국 속 민생경제 안정화 노력, 전북특별자치도-시군 협력 강화

정치일반전북자치도, 지방의료원에 79억5000만원 지원, 경영 안정화 총력

정치일반행안부 "대통령실,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발언요지 미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