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현종을 보좌한 명신중에 한 휴라는 사람이 있었다.
제왕에게 과실이 있으면 서슴없이 직간을 하기로 유명했다.연회석상에서 도가 지나칠 때면 현종은 좌우신하들에게 걱정스럽게 물었다.
“한 휴에게 들키지 않았을 까.”그러면 곧 한휴에게서 간언장이 날아 들었다.
한 휴의 강직함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간신이 현종에게 말했다.
“한휴 때문에 폐하께서 몹시 수척해졌습니다.옥체가 걱정스러우니 한 휴를 파직하시옵소서”
그러나 현종은 고개를 저으며 “저놈덕분에 나는 말랐지만 그 훌륭한 보좌로 천하는 태평하고 만인은 살이 쪘노라 당치도 않다 ”고 말했다. 이 한마디로 현종은 명군으로서의 자질이 충분했다.
아척비천(我瘠肥天)이란 고사성어가 있다.이 성어는 나는 비록 말랐지만 천하는 살찌게 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현명한 군주는 신하의 솔직한 충언을 귀에 담아들을 때 탄생함을 시사한다고 하겠다.
공직사회 처세술 경계 필요
지난 6·13선거결과 강근호시장이 재선됐다.
강시장은 다시 시민들로부터 군산지역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았다.
그러나 많은 군산시민들은 강시장이 군산시발전을 위한 주위 공무원이나 시민들의 충언과 비판을 외면하지 않을 까하는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강시장이 진정한 비판과 충언을 도외시할 경우 독선으로 흘러 시민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것은 물론 군산지역의 발전을 자칫 퇴보시키는 단체장으로 전락하기 쉽기 때문이다.
민선 2기에 이르기까지 주변을 둘러보면 민선자치단체장이 거의 제왕적인 존재처럼 군림하면서 인사권등 많은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에 이를 의식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자치단체장앞에서 “행정을 잘 한다”는 듣기 좋은 소리만 하기 일쑤였다.
이같은 말을 하는 공무원들은 단체장을 위하고 지역발전을 위한다기 보다는 자신의 입지와 영달만을 위해 뛰고 있다는 게 옳은 지적이다. 한때 공직사회에 기생론이 퍼져 있었다.
이는 자치단체장에게 기생처럼 행동해야 자신들이 아무런 탈없이 공직생활을 할 수 있지 그렇지 않을 경우 눈밖에 벗어나 인사때 한직으로 밀려나기나 하는등 출세를 하지 못한다는 공직사회의 다름아닌 처세술이다.
비판하는 사람을 곁에 둬야
이같은 기생론은 아부를 좋아하는 자치단체장들이 결국 만들어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생론이 기승을 부리는 자치단체에서는 지역발전과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비판은 형식을 달리한 다름아닌 ‘칭찬’이다.
비판은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있으니까 하는 것이지 그렇지 않을 경우 무관심으로 흘러 뒤에서 헐뜯기나 하는 게 보통이다. 물론 자신을 비판하는데 기분 좋을 리 없다.
그러나 자신에 대해 비판하는 자를 멀리할 경우 시발전을 걱정하는 진정한 공무원들과 시민들은 곁을 떠나게 되고 결국 자신은 지역발전을 후퇴시켰다는 불명예만 안고 퇴진하는 초라한 모습을 보이게 될 것임을 강시장은 명심해야 한다.
‘예(yes)’가 아닌‘아니오( no)’라고 과감히 말할 수 있는 한 휴같은 참모들을 측근에 두고 활용해야 한다.
그때만이 강시장은 자신은 힘들어도 지역을 발전케 하는 아척비천의 명시장이 될 것이다.
시장직을 그만두고 떠날 때 자신의 말대로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이는 시장이 되길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안봉호(본사 군산본부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