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자 수는 기대에 다소 못미쳤지만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새로운 관광자원을 발굴한 것이 성과입니다"(조계종 포교원 황찬익 과장)
정부의 후원 속에 조계종 등 불교 33개 사찰이 월드컵 기간(5월 20-6월 30일) 진행했던 템플 스테이(Temple Stay)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월드컵 관람을 위해 방한하는 외국인에게 사찰체험을 제공,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고자 기획됐던 이 사업이 '상설화'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현황
월드컵 개최 직전이던 지난 5월 21일 현재 템플 스테이의 외국인 예약은 171명에 그쳤다. 논란 끝에 정부가 시설 개.보수비 명목으로 1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 것이 무색할 정도였던 셈.
예약률이 저조했던 원인은 홍보부족. 조계종이 중저가 숙박예약 시스템인 '월드인'을 통해 예약을 받고 안내 팸플릿을 제작, 배포하는 등 열을 올렸으나 예산배정 시점이 늦었던 탓에 홍보기간이 크게 부족했다.
결국 40일간 템플 스테이를 체험한 총 외국인 숫자는 900명선에 그쳤다. 국가별로는 미국.캐나다.일본.호주 등 순이며, 사찰별로는 전등사.약천사.송광사.통도사.해인사.무각사 등 순이었다.
황찬익 과장은 "템플 스테이 준비에 투입된 돈과 인력(자원봉사자 186명) 등에 비하면 외국인 참가자가 적었다"고 말했다.
▲반응
사찰을 체험한 외국인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많은 참가자들이 설문조사.소감문 등에서 "다시 찾겠다" "매우 훌륭한 프로그램"이라고 답했다.
미국인 채식주의자인 캘리 마틴(여)씨는 "오는 10월과 내년 4월에도 다시 방한해 템플 스테이에 참여할 것"이라며 월드컵 이후에도 템플 스테이의 유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경북 김천 직지사에서의 주한 외교사절단 체험, 송광사에서의 프랑스 문인협회회원 체험, 내소사에서의 영국 블레어총리 공보비서관 체험 등에서도 좋은 반응이 나왔다.
미국 CNN은 "템플 스테이가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했고, 뉴스위크는 "한국의 불교를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호평했다. 일본 요미우리(讀賣) 신문은 "유럽에서 시작된 축구와 아시아의 종교가 만난 아이디어 상품"이라고 평했다.
불교계 관계자들은 "1박2일간 예불과 다도, 발우공양, 연등 만들기, 선다(禪茶)등으로 꾸며진 불교체험이 참선과 명상 등 동양의 종교문화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신선하게 비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망 = 불교계는 템플 스테이를 상설화하기로 했다. 당장 오는 10월 아시안게임 기간 부산지역 사찰들이 대거 이 사업에 참여할 전망. 템플 스테이 지정을 요청하는 사찰이 늘고 있다.
조계종 포교원은 템플 스테이 안내 비디오와 CD를 제작, 60여곳의 해외사찰에 배포하는 것을 비롯, 각국 대사관에 이 사업을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관광공사 해외지사도 이 사업의 관광자원화를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찬익 과장은 "많은 주한 대사관들이 템플 스테이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며 "단순히 외국인 관광객 뿐 아니라 국내에 거주하거나 참선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에게 적극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문화관광부 국민관광과 관계자는 "템플 스테이가 비교적 성공했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가 이 사업을 계속 지원해나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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