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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CA야구단" 촬영장이야기

 

 

#1. ‘에펠탑 아시오?’
짚신신고 각반차고 천허리띠 두른 우스꽝스런(?) 모습의 이호창(송강호 분). 굵직한 몽둥이 비슷한 야구방망이로 새끼줄 꼬아진 말뚝을 힘껏 치고 있다. 동경유학생 출신 투수 오대현(김주혁 분)이 다가오며 “방망이가 너무 빨리나가니까 커브를 못치는 거요.”라고 말한다.

 

호창은 방망이를 휘두르며 “잘난 척 하지 마시오. 나는 휘는 공은 치지 않소. 정정당당하지 못하오.”라고 대꾸한다. 그러자 대현은 “휘는 공은 정당한 기술이오. 방망이 나갈때 한호흡 쉬고 나가시오”라며 안타까워한다.

 

분을 참지 못한 호창은 대현에게 다가가 속삭인다. ‘에펠탑 아시오?’. 알고있다는 대현의 거침없는 대답에 호창은 의기소침해진다.☜

 

#2. “날 놀리는 거요?”
어둠이 내려 앉기 시작한 태화관(YMCA회관) 뜰. 한국 최초의 야구감독인 신여성 민정림(김혜수 분)과 호창이 뜰을 거닌다. “프랑스 파리에 에펠탑이 있어요. 다보탑보다 30배는 더 클거예요”라는 정림의 말에 호창은 믿지 못한다는 표정이다. “그럴리가 없소. 나를 놀리는 거요?”

 

정림은 속상하다는 듯이 “속고만 사셨나요. 정말이에요”라고 말한다. 호창은 알았다고 대답하지만 수긍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은 여전하다.☜

 

지난 3일 밤 전주향교가 송강호·김혜수 주연의 휴먼코미디 ‘YMCA야구단’(감독 김현석·제작 명필름)의 촬영현장으로 변했다. 향교의 대성전은 1백년전 YMCA회관인 태화관으로 탈바꿈했고, 송강호와 김혜수, 김주혁 등 주연배우들은 개화기 선비와 신여성, 유학파 학생들으로 분했다.

 

크레인에 매달린 조명은 어둠에 묻힐뻔한 태화관을 환하게 비추었고, 스탭들은 조명과 셋트, 카메라 이동로 등을 세심하게 살피며 완벽한 촬영준비에 여념없었다.

 

이날 촬영분은 송강호와 김혜수, 송강호와 김주혁이 이야기를 나누는 두 장면. 연속되는 장면이지만 송강호와 김주혁의 씬이 먼저 촬영됐고 김혜수는 늦은 밤 등장했다.

 

오후 8시부터 시작된 촬영은 새벽이슬이 내리는 오전 3시를 지나서야 끝났지만 배우들은 시종일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스탭들도 진지한 태도로 작업에 임하면서 촬영장 분위기는 무거워졌다.

 

하지만 송강호는 번뜩이는 표정연기와 테이크마다 변화무쌍한 애드립을 과시, 배우들과 스탭을 웃음바다로 만들며 긴장감을 풀어줬다. 송강호는 또 매번 다른 액션과 표정을 김현석감독에게 제안하거나 영화이야기를 나누는 등 열정을 보였다.

 

베테랑 배우 김혜수 역시 ‘야구를 가르치는 신여성’ 정림의 당차고 귀여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촬영장을 환하게 만들었다.

 

‘YMCA야구단’은 1905년 YMCA 간사 질레트가 만든 한국 최초의 야구단인 ‘YMCA 야구단’의 이야기를 코믹터치로 그리는 영화. 송강호는 야구의 매력에 흠뻑 빠져 글공부를 팽개친 채 YMCA야구단 4번타자로 활약하는 서당 훈장 아들 호창으로 등장하며 김혜수는 호창이 연모하는 신여성이자 야구감독인 민정림 역을 열연하고 있다.

 

이날 밤샘 작업으로 전주향교 촬영작업을 모두 마친 이영화는 전주3공단과 임실에 대규모 야외세트장을 만들어 5월부터 촬영에 들어갔다. 3공단 부지에는 세트제작비 3억5천만원을 들여 구한말 서울 종로거리 한자락을 생생하게 펼쳐냈으며 임실에는 야구훈련 장소가 재연됐다.

 

안동 하회마을과 서울 등지를 오가며 촬영한 이영화는 현재 70% 정도 마무리됐으며 올 가을께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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