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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호랑이 새끼

 

 

 

虎豹駒雖未成文이나 已有食牛之氣라.
호표구수미성문 이유식우지기

 

 

호랑이나 표범 새끼는 비록 아직 호랑이나 표범 무늬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새끼라 할지라도 이미 소를 잡아먹을 기상을 가지고 있다.

 

 

《태평어람(太平御覽)》〈수(獸:짐승)〉부(部)의 「호(虎:호랑이)」조에 나오는 말이다. 우리는 아직도 월드컵 4강의 영광과 환희를 즐기고 있다. 때로는 짜증나는 현실로 돌아가기가 겁나서 영원히 그 영광의 시간 속에 빠져 있고 싶다는 생각도 해 본다.

 

그러나 이제는 현실로 돌아와 생활에 충실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또 다른 영광을 잉태할 수 있다. 월드컵 4강의 영광은 현실에 충실한 평소의 준비로부터 온 것이다. 준비 없는 열정과 투혼은 무모하다. 따라서 이제 우리는 열광하던 열정을 잠시 접고 착실한 현실로 돌아와 또 다른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월드컵 4강에 오른 우리는 이미 아시아의 호랑이가 되었다. 이제 우리는 보다 영광된 앞날을 내다보며 우리의 아이들을 호랑이 새끼답게 기상이 펄펄 살아나도록 키워야 한다. 기를 살리는 것은 결코 제멋대로 하는 방종이나 무례함이 아니다.

 

진정한 기는 우리의 축구 선수들이 보여 준 것과 같은 피나는 노력과 고통스런 훈련을 이겨내는 강한 정신에서 나온다. 우리 아이들을 호랑이 새끼답게 키우기 위해 한국 축구의 영광을 우리의 교육에 적용하여 근본이 바로 잡힌 교육, 기본에 충실하는 교육, 엄하고 강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회초리의 굵기와 때리는 횟수까지 정하여 일선학교에 하달하는 교육부의 모자란 생각으로는 우리의 아이들을 결코 호랑이 새끼로 키울 수 없을 것이다.

 

虎:호랑이 호 豹;표범 표 駒:망아지 구, 새끼 짐승 구 雖:비록 수 文:무늬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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