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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탈출] 해외전 초대 참가 뒤잇는 조각가 강용면씨

 

 

조각가 강용면씨(45)는 지나간 역사를 오늘로 이어내는 작업에 열정을 불사르는 작가다. 그가 시간의 그릇에 담는 주제는 단절되어 가는 우리의 전통이다.

 

91년 첫 개인전을 가진 이후 1년, 혹은 2년 단위로 가져온 그의 전시 작품은 전통으로부터 필연적으로 이어진 정신과 물질을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역사와 전통을 작품으로 형상화, 한국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그가 일본을 시작으로 터키와 캐나다, 프랑스 등 세계 구석구석을 돌며 우리의 미술을 알린다. 그에게는 ‘한국’이라는 우물에서 벗어나 ‘세계’라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다.

 

“월드컵 이후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실감합니다. 국제 미술계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어요. ‘한국적인 것’이 주류를 이루죠. 제가 지역에 있으면서도 해외 전시 섭외가 잦은 것도 한국미를 드러내 보이는 작업이 인정받은 덕분이 아닐까요.”

 

그는 이번 해외 전시를 기회 삼아 한국의 전통미를 세계인들에게 알리고 돌아오겠다는  각오를 굳이 숨기지 않았다.

 

7월 26일부터 시작돼 내년 6월까지 이어지는 일본전은 아이치 현립미술관과 오사카 근대미술관, 이와테 현립미술관을 거치는 순회 전시이다. 백남준 김봉태 노상균 육근병 박생광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민족의 빛과 색’展.

 

2002한일월드컵에 맞춰 한일 공동으로 주최하는 자리로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5월 서울 시립미술관 개관전으로 치러졌던 작품들이다.

 

그는 2000년 첫 선을 보였던 ‘온고지신’을 풀어놓는다. 주물로 뜬 커다란 놋그릇에 노랑 종이꽃 4천송이가 수북하게 담겨지고 그릇 주변을 치장한다. 장엄한 죽음을 기리는 상여꽃과 삶을 가능하게 만드는 밥그릇의 만남을 통해 단절된 역사와 전통을 이어내는 작품이다.

 

8월 12일부터 16일까지 4박5일 동안 이어지는 터키 전시도 의미있는 작업이다. 월드컵 이후 ‘형제국가’라는 새로운 이미지가 생겨났던 터키의 ADA문화원이 한국정부에 초청작가 선발을 요청, 대한민국 미술계 대표(?)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닭’을 주제로 1m짜리 대형 닭 2마리를 조립해서 전시한다. 새벽을 알리는 신성함을 상징하는 닭이 한국과 터키의 이미지와 비슷해서 주제로 삼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기간 동안 터키 작가와 관객들과 함께 하는 워크숍을 통해 닭을 조립하고 오방색을 입히는 과정을 보여줄 생각이다.

 

그는 또 9월과 10월에도 부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열리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와 스페인 화랑의 이름을 걸고 나가는 캐나다 토론토아트페어에 참가해야 한다. 하지만 그가 무엇보다 열정을 쏟고 있는 전시는 내년에 있을 파리 주드품 국립미술관 개인초대전이다.

 

“프랑스 전시를 올해 하려고 했어요. 작품까지 완성됐구요. 하지만 여건이 미흡해서 내년으로 미루게 됐습니다.”

 

터키전을 끝낸 뒤 파리에 들러 전시 일정 등을 협의할 그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프랑스의 초대전은 작가지원이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이나 단체의 후원이 절실하다고 털어놓았다.

 

목조 미니어처 작업부터 ‘역사원년’연작, 설치개념을 끌어들인 ‘온고지신’까지 끊임없이 변화을 거듭해온 그는 프랑스전에서 새로운 언어를 보여준다. 전국을 돌며 눈여겨 보았던 사당 10채를 제작한 것. 꽃으로 기와를 얹고 사당 벽면에는 모니터를 설치, 한국적 색채를 쏟아내는 작품이다. 한국의 정신세계와 역사, 미술세계를 조형물로 재현해내는 작업인 셈이다.

 

23일 일본에 다녀온 뒤 8월 초 터키로 향하는 등 빡빡한 해외나들이 일정으로 그의 여름은 더욱 뜨겁게 달궈져 있다.

 

 

 

임용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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