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鐘은 毁棄하고 瓦釜가 雷鳴이라
황종 훼기 와부 뢰명
황종은 부숴 내버리고 흙 솥 두드리는 소리만 우레처럼 울리고 있으니.....
초(楚)나라 때의 애국 시인으로 추앙 받고 있는 굴원(屈原)이 쓴 〈복거(卜居)〉라는 초사에 나오는 말로서 굴원은 당시에 가치관이 전도된 세상을 이 말로 표현하였다.
지금 우리 사회에도 분명히 그러한 모습이 있다. 좋은 동요나 가곡은 다 버리고 유치원생도 퇴폐적인 가사의 유행가가 아니면 부르려 들지 않고, 중·고등학생들이 가곡을 부르거나 고전음악을 들으며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경우는 거의 볼 수 없게 되었다.
풍경 좋은 곳의 정자나 문인의 기상이 그윽하게 배어있는 사랑방에서 시를 읊으며 은은하면서도 통쾌하게 마시던 술자리 분위기는 정말 찾기 힘들게 되었고, 배운 사람이든 안 배운 사람이든 구분 없이 그저 기름진 음식 배불리 먹고 소주 몇 잔 씩 돌린 다음엔 노래방 기계 앞에 서서 노래인지 고함인지 구별 못할 정도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오락만 휘황한 불빛아래 난무하고 있다.
진짜 좋은 것은 다 버리고 쓰레기 같은 문화를 '대중문화'라는 이름아래 거의 향락적으로 즐기고 있는 것이다. 술이나 노래뿐이 아니다.
의복도 좋은 우리 옷은 다 버리고 찢어진 청바지를 멋으로 입고 다니고 겉옷인지 속옷인지 모를 옷이 거리에 넘쳐나고 있다. 진짜 황종은 내다 버리고 흙 가마솥을 애지중지하고 있는 꼴이다. 하루 빨리 문화가 맑아지고 가치관이 바로 서야 하겠다.
毁:헐뜯을 훼 棄:버릴 기 瓦:기와 와 釜:가마솥 부 雷:우레 뢰 鳴:울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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