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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창] 전북 대표 브랜드에 대한 담론

 

 

아이엠프 시절 해태그룹이 부도났을 때 한 민간연구소는 ‘해태’라는  브랜드 값어치를 1조원으로 추산한 적이 있다. 과자류의 세계에서 롯데와 함께 쌍벽을 이뤘던 해태는 건설업 등  업종다양화를 꾀하기도 했지만 40∼50대에겐 ‘브라보 콘’이라든가 ‘프로야구’를 연상시키는 브랜드로 굳어져 있다.

 

‘브라보 콘 하면 해태’의 등식은 제품의 질과 광고효과가 매치됐기 때문이다. 브라보 콘을 살 때 먹어보고 산다거나 제품의 질이 어떤가 물어보고 사는 경우는 없다.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으면 그냥 ‘해태 브라보 콘 주세요’였다.

 

이미지가 質 지배 부가가치 창출

 

브랜드 이미지가 제품의 질까지도 지배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오늘날 기업들의 ‘이미지 업’ 작업은 핵심사업중의 하나다.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고 하는 상상의 동물 해태는 브랜드가 갖는 이런 이미지가 부가가치와 연계되기 때문에 1조원의 평가가 나온 것이다. 최근엔 월드컵 4강 신화(神話) 이후 코리아라는 브랜드 가치가 크게 높아졌다.

 

이미지 개선은 물론 해외상사나 주재원, 교민들에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기여를 하고 있기도 하다. 민선시대가 개막되면서 자치단체들이 이미지 개선의 일환으로 CI(Corporate Identity)작업부터 시작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전라북도라는 이미지가 상징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 과연 상징할만한 합당한 대상은 있는 것일까. 앞으로 전라북도 하면 떠오르게 만들어야 할 이미지는 어떤 것이 돼야 할까. 이런 물음을 던질 때마다 ‘브라보 콘 하면 해태 ’와 같은 딱 떨어지는 명쾌한 대답거리가 없는 게 지금의 현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맛과 멋, 풍류와 선비의 고장이라는 점을 내세우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판소리의 고을이라고 강조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또는 친절하고 깨끗한 이미지, 곡창이라든가 비빔밥의 원조를 떠올리는 이도 있겠다. 그런가 하면 낙후의 대명사로 치부하는 사람도 있을 법 하고 소극적 퇴영적 사고와 진정 투서 많기로 유명한 지역으로 사정없이 폄하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이미지들은 현재적 시점이나 다른 지역과의 차별성 등을 감안할 때 소이연(所以然)을 담보하지는 못하는 게 현실이다.

 

전북일보와 한국갤럽이 지난 2월 공동으로 실시한 ‘전북지역 정치의식조사’에서 ‘전라북도를 대표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를 질문한 항목이 있었다. 이때 가장 많이 나온 응답은 ‘비빔밥(28.6%)’이었다.

 

그리고 쌀 곡창지대 농산물 등 ‘농도’(農道)로서의 이미지를 연상하는 경우가 15%, 판소리와 각종 예술제로 유명한 ‘예술의 도시’라는 응답이 11.8%, 맛으로 유명한 전라북도의 ‘음식문화’(5.0%), 새만금사업(4.8%), ‘관광유적지/명승지’(4.7%), 깨끗한 자연환경(2.1%), 좋은 인심(2.1%) 등을 꼽았다.

 

브랜드 ‘선택과 집중’ 고민할 때

 

21세기 새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지금 전북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돼야 하는가. 민선 3기 의욕에 찬 임기를 시작한 도지사와 시장 군수, 지방의원 등 지방자치 리더들은 주민과 함께 각기 우리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브랜드는 무엇이 돼야 하는가에 대해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 필요가 있다.

 

무엇이 우리 자치단체를 대표할 수 있는가를 선택하고 지원을 집중시킴으로써 이미지화 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전북 대표 브랜드에 대한 논의는 신뢰와 긍지,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하게 되고 자치단체의 정체성(正體性)과도 연관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경재(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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