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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부모가 계시면

 

 

 

父母在어시든 不遠遊하며 遊必有方이니라.
부모재어 불원유 유필유방

 

 

부모가 계시거든 먼 곳으로 외유를 나가지 않으며, 나가게 되면 반드시 있는 곳을 분명히 해야 한다.

 

 

《논어》〈이인(里仁)〉편에 나오는 말이다. 부모는 평생도안 자식을 걱정하며 산다. 그래서 80세가 되고 90세가 되어서도 자식을 보면 본능적으로 튀어나오는 말이 "조심해라"이다. 이런 부모님의 입장에서 볼 때 자식이 부모의 곁을 떠나 멀리 간다는 것은 어떠한 일보다도 걱정이 되는 일이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부모가 계시거든 먼 곳으로 외유를 나가지 않으며 나가게 되면 반드시 있는 곳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러나 세상이 많이 달라져 세계가 한 마을이 되다시피 한 지금, 부모가 계시다고 해서 사업상 교육상 먼 곳으로 떠나야 하는 여행을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여행을 하지 않고서는 생활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을 테니 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논어에 나오는 이 말은 이미 고리타분한 말이 되어버렸음에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고리타분한 말이니 아예 버려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말 그대로를 실천하기는 어렵겠지만 그 말에 담긴 정신은 배울 수 있고 또 배워야 한다.

 

여름 휴가가 절정에 이르렀다. 휴가라고 해서 으레 아내와 자식만 데리고 여행을 떠나려 들지 말고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부득이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없는 여행이라면 최소한 가는 곳이라도 알려드리려야 할 것이고, 다녀와서는 잘 다녀왔다는 인사 전화라도 올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遠:멀 원 遊:놀 유 方:방향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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