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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하늘을 우러러

 

 

仰不愧天하고, 俯不愧人하며, 內不愧心하라
앙불괴천      부불괴인     내불괴심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으며 안으로 자신의 마음에 부끄럽지 않도록 하라

 

당나라 때의 문장가인 한유(韓愈)가 쓴 〈여맹상서서(與孟尙書書)〉에 나오는 말이다. 사실은 한유 이전에 이미 맹자가 이와 비슷한 말을 하였었다.

 

맹자는 인생의 세 가지 즐거움 중 그 두 번 째로서 "仰不愧於天, 俯不 於人" 즉 우러러 하늘에 부끄러움이 없고 굽어 땅에 부끄러움이 없는 것을 들었다. 그런데 한유는 맹자의 말에 "內不愧心"이라는 말 한 마디를 더 보탠 것이다. 참 쉽지 않은 말이다.

 

누가 감히 양심에 비추어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우리의 현실을 보면 이 말이 너무나도 쉽게 쓰이고 있다. 문제가 있어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정치인일수록 이 말을 거의 입버릇처럼 쓰는 것 같다.

 

"저 이 사람,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보통 사람이예요"를 연발하던 '그 사람'은 결국 영원히 씻지 못할 부끄러움을 안고 교도소에 다녀왔고, '양심에 한치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다'고 골목에 서서 큰 소리를 치던 '그 사람'도 교도소에 다녀왔다.

 

그리고 그 후에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큰 소리를 치던 사람은 오래지 않아 거의 다 구치소를 향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의혹을 살 만한 일은 추호도 없다. 만약 의혹이 밝혀진다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큰 소리를 친 사람이 또 나타났다. 지켜볼 일이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말은 그렇게 함부로 쓰는 말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다.

 

仰:우러러 볼 앙  愧:부끄러워 할 괴  俯:숙일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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