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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창] 전북 최초의 신작로와 자동차전용도로

 

 

전주에서 군산으로 매일 출·퇴근하는 회사원 안모씨(44)는 월드컵 개막 직전부터 출·퇴근 부담감이 크게 줄어든데다 드라이브 기분이 만점이라며 싱글벙글이다.

 

전주∼군산간 자동차 전용도로(국도 21호)를 이용하면서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종전에 비해 무려 1시간 가량 절약되고 평야지대 들판을 가로질러 막힘없이 쭉 뻗은 도로에서 느끼는 시원함은 종전과 비길 바가 아니란다.

 

노폭 4차선(일부구간 6차선) 총연장 45.5㎞의 전∼군간 자동차 전용도로가 착공된지 10여년만에 지난 5월 28일 개통된뒤 변화의 한 사례이다.

 

호남고속도로 전주나들목 부근에서 군장산업기지까지 신호등 하나없이 이어지는 이 도로 개통이 몰고온 변화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물론 군산시 인구유출가속화 및 교육수준저하 우려와 기존 전∼군도로, 일명 번영로(국도 26선)변의 농산물판매상·음식점·주유소의 영업타격 등의 역기능적 요소도 없지 않다.

 

또 과속운행 및 갓길 점령 농산물 판매상에 따른 사고위험·일부 연약지반의 침하현상과 교통안전시설의 미비 등의 문제점도 노정되고 있어 뒷말도 만만치 않다.

 

수탈로에서 전북발전 대동맥으로

 

이럼에도 불구 자동차로 1시간 걸리던 공간적 거리가 30분간 가량으로 단축되면서  전주·익산·군산이 한 생활권으로 묶어졌고 물류비용이 크게 절감되는 등 순기능적 요소들이 두드러진 게 분명한 사실이다.

 

전∼군간 자동차 전용도로는 모태는 지금으로부터 9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일합방 3년전인 1907년에 신작로로 출발했다.

 

전북 최초의 신작로였던 이 도로는 일제의 치도국(治道局)의 계획에 따라 건설된 수탈로(收奪路)였다.

 

호남평야에 생산된 농산물을 일본으로 빼내기 위해 건설된 이 도로에는 해방되기전까지 내륙의 볏섬을 비롯 면화·들깨 등을 싣고 군산항으로 향하는 달구지와 차량 등이 줄을 이어 반출의 거대한 파이프 구실을 했다.

 

쌀반출이 주를 이뤘던 이런 수탈로가 해방후에는 전주·익산·군산 등 3시의 연계기능과 전북산업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할까,

 

도로 효용성 극대화돼야

 

지난 70년대에는 4차선으로 확포장되면서 번영로란 이름을 얻었고 재일 전북도민회에서 7백여만원의 성금을 기탁해 일본의 국화인 벚꽃을 피어내는 벚나무가 식재됐다.

 

이후 매년 4월이면 1백리 화사한 벚꽃길이 장관을 이뤄 전국의 명소로 부상, 관광객들의 발길이 몰리고 만경강 제방 등 일부구간에서는 벚꽃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또 3년전부터는 벚꽃철에 맞춰 전∼군간 마라톤대회가 국제대회로 개최돼 국내 3대 마라톤대회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몇해전부터 장관을 이뤘던 번영로 벚꽃터널이 도로구조개선과 주변에 공장·주유소·음식점시설의 우후죽순격 설치, 교통사고 등으로 벚나무 훼손이 늘어 퇴색된 면이 없지 않아 큰 아쉬움을 사고 있다.

 

번영로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교통량을 감당치 못해 자동차전용도로의 탄생을 불러왔고, 결국 중추적 기능을 자동차전용도로에 근 1세기만에 내주게 되었다.

 

이처럼 전∼군간 도로는 전북의 근·현대사와 영욕을 함께 해왔다.

 

자동차 전용도로 개통을 계기로 도민들의 기대는 단순한 소통기능에 머물지 않는 것 같다.
비록 수탈로란 아픔의 역사로 태동됐지만 서해안시대를 맞아 주요 SOC로서 전북이 힘차게 뻗어나가는 희망의 대동맥이자 상징이 되어주길 갈망하고 있다.

 

따라서 전∼군 자동차전용도로의 효용성을 극대화할수 있도록 문제점보완과 함께 연계산업유치 등에도 초점이 맞춰졌으면 한다.

 

/홍동기(본사 제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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