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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아프리카 이야기

 근래에 영국의 주요 일간지 The Times에 눈길을 끄는 칼람이 있었다. 기고를 한 칼람니스트는 이 신문에 고정적으로 글을 쓰는 독자에게 익숙한 문이었는데 글의 내용인즉슨 이 즈음 구라파의 여론 주도층의 공개적인 의견치고는 조금 특이한 것이었다.

글의 제목부터가 길고 이색적인 것이어서 "어째서 아프리카 인들은 자신들에게  알맞은 (나쁜) 지도자들을 갖게 되는가(This is why Africa gets the leaders it deserves)" 하는 것이었다. 거창한 제목과는 달리 글의 내용은 단순한 것이어서 필자가 아프리카에 여행을 가기 위하여 비행기 탑승 수속을 하는 몇 시간 동안 체험한 것을 기술한 것에 불과하다.

36명 항공기 탑승수속이 3시간

이 글에 의하면 런던의 공항에서 한 아프리카 항공사가 3인의 백인을 포함하여 36인의 승객 탑승 수속을 마치는데 무려 3시간 이상이 걸렸다. 문제는 항공사 직원에 있는 것이 아니고 승객들의 파렴치하고 무질서한 행동 때문이었다.

우선은 줄서기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수속이 끝날 무렵에는 맨 마지막에 남은 것은 백인 3인이었다. 이들은 모두 런던에서 숖핑을 한 결과 엄청난 짐들을 갖고 가면서 화물에 제한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억지를 부렸다.

탑승 시간이 되자 서로 먼저 타려고 뜀박질이 시작되고 몇 명은 2등 칸으로 들어가서 온갖 엉터리 이야기를 꾸며대면서 거짓말을 하였다. 이 글의 필자가 특별히 비판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이 승객들이 누군가 비난을 받을만한 짓을 하더라도 일단 성공만 하면 모두가 그를 부러워하고 축하한다는 점이다.

어떤 특히 파렴치한 승객이 늦게 도착하여서 무리하게 사람들을 밀치고 변명을 하면서 앞자리로 나아가자 실랑이가 벌어졌는데 그가 앞자리를 차지하고 주변에 악수를 청하면서 딴 청을 하자 모두가 지난 일은 잊은 것처럼 이 "성공한" 파렴치한을 부러워하였다.

말하자면 어떻게 하건 간에 성공만 하면 주변이 모두 그에게 관대하더라는 것이다. 이 승객은 다음에도 틀림 없이 꼭 같은 나쁜 짓을 할 것이다.

더구나 이 승객들이 그 나라에서는 나름대로 지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며  구라파에 숖핑 여행을 다닐 수 있는 부유한 계층이라는 점이다.

필자의 결론인즉슨, 흔히 외부 사람들이 아프리카의 일반 사람들이 인간미가 있고 재능과 인내를 갖춘 좋은 사람들인데 어쩌다가 나쁜 지도자들을 만나서 발전 도상에 온갖 왜곡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 실은 문제의 핵심이 일반 사람들에게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가 정치발전 유도할 수도

이렇게 적은 경험에서 큰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또한 어떤 특별한 지역의 상황을 다른 지역과 쉽게 비교하는 것도 위험한 일이다.

그러나 가끔 우리 자신도 생각의 방향을 달리 해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정치가 잘 되어서 사회가 잘 되는 것보다는 사회가 잘 되어서 정치가 잘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제대로 된 일이 아닌가. 그리고 때때로는 우리가 매우 싫어하는 현실에서 우리 자신의 반영을 발견하지는 않는가.

 

/라종일(영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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