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세계소리축제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노심초사 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며 하루하루를 숨가쁘게 뛰고 있는 조직위 사람들. 그들 사이에서 표나지 않게 공연장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둘러보는 천이두 조직위원장(73)을 마주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축제 종반, 주말을 맞아 관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대형태풍 ‘루사’가 북상하고 있다는 예보로 야외공연무대의 공연장 변경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천위원장을 만났다.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축제의 방향성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성과도 많았습니다”
축제 현장을 쉼없이 둘러보며 밀려드는 언론사 인터뷰를 비롯, 사람들과의 만남에 하루 24시간을 수없이 쪼개쓰고 있는 천이두 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은 “몸보다는 긴장을 떨칠 수 없어 마음이 바쁘다”고 축제 막바지의 심정을 밝혔다.
“자화자찬이나 자기비하로 흐르지 않고 공정하게 축제를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전제한 그는 “모든 스텝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말로 올 행사를 평했다. 지난해 경험부족으로 ‘당황’하고 또 ‘방황’했던 것에 비하면 노하우와 자신감을 얻은 게 큰 소득이라는 설명이다.
성공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지구촌의 진귀한 민족음악을 들을 수 있었던 ‘미지의 소리를 찾아서’와 ‘판소리 명창명가’를 들었다. 당초 기획의도대로 판소리를 통해 우리 소리의 우월성을 확인하고, 좀처럼 접하기 힘든 세계의 다양한 소리문화를 알릴 수 있었다는 것.
“하느님이 좀더 도와줬으면 좋았을 텐데요”
올 축제에서 가장 아쉬운 점으로 그는 날씨를 꼽았다. 작년과 달리 유난히 궂은 날씨에 애를 태운데다 축제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에서 태풍걱정을 하고 있는 까닭이다.
또 아직 평가하기에 이른감이 있긴하지만 외지 관람객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우리 고장만의 축제가 아닌 민족의 잔치, 세계인의 축제로 자리매김하는데 미흡했던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털어놓았다.
“전라도는 소리와 맛의 고장이고 축제에는 역시 즐길거리와 먹거리가 어우러져야 제격입니다”
올해 처음 선보인 음식박람회는 무더위속에서 야외에 마련, 질책을 받기도 했지만 전주의 풍성한 음식문화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만큼 소리축제와 더불어 발전시켜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이제 이틀 남은 행사 마무리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거듭 밝힌 그는 “우리 고장에서 열리는 축제가 민족의 잔치·세계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참여해서 잘못된 점은 질책하고 잘한 점에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도민들에게 당부했다.
이런 저런 지적에 대해 일시적인 변명보다는 애정어린 비판으로 겸허하게 수용하려는 천위원장으로부터 원로예술인다운 넉넉함과 열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즐겁다.
그는 운영상 다소 미숙했던 점이나 공연장 교통문제등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문제점으로 지적된 사항에 대해서는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 평가회등을 통해 발전된 축제를 위한 밑거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태풍이 오더라도 정성껏 마련한 이 축제에 참여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는 절실한 바람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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