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 태어나 이순(耳順)이 넘도록 농사에만 전념해온 농부시인이 뚝배기 같은 농촌생활을 고스란히 담은 시집을 펴냈다. 김승규 시인(62)의 ‘그림자와 더불어’. (시조문학사)
99년 ‘모양성과 박꽃’에 이어 펴낸 두번째 시조집. “소를 그리려다 개를 그린 느낌”이라며 시집에 대한 겸손을 잊지 않은 그는 지게도 지고 소도 몰며 농사를 지으면서 평생을 살아온 농부다.
그는 농촌의 평범한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소재들, 자연과 인간사, 전원생활 등을 시어로 형상화했다. ‘툇마루’ ‘강촌의 봄’ ‘춘설’ ‘까치설날’ 등에서는 전원의 맑고 밝은 대자연속에서 흙과 더불어 바르게 씩씩하게 살아가는 그의 순박한 농심이 묻어난다.
‘산록이 태양 아래 부황드는 보리밭/끼니를 장만코자 풋바심 보리 타작/아낙네 적삼 사이서 종달새 우짖는다…’(‘망종’ 중에서)
세시풍속과 꽃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도 각별하다. ‘망종’이나 ‘처서’ 등 세시풍속을 소재로 한 작품 행간에는 절기에 민감한 농부들의 생활정서가 읽혀진다. 생경하지만 친근한 사투리도 곁들여져 계절의 변화에 발맞춰 따라가는 농가의 모습이 선하게 그려진다.
모양성이나 도솔산, 그리고 구시포해수욕장 등 고창의 유적지를 담은 시에서는 그의 애향심을 느낄 수 있다.
고창 무장 출신인 그는 전북문인협회 전라시조문학회 전북시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시 문학대상과 노산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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