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학생들 부럽지 않은 섬 학교가 있다. 부안군 위도면 진리에 자리잡은 위도중·고교는 중·고 각 20명씩 총 40명에 불과한 소규모 학교다. 학년당 1개 학급씩이며, 학급당 학생 수는 평균 6∼7명이다.
이 작은 학교에 올들어 잇따른 경사가 생겼다. 2002년도 교육감기대회 단오부채꾸미기와 부안교육청 주최 판화부문 금상을 차지한 미술부가 그 서막을 열었다. 선수단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힘들 몇 명의 부원들로 구성된 학교 육상부는 교육감기 쟁탈 단축마라톤대회 3연패에 빛나는 위업을 달성했다.
하이라이트는 최근 발표된 2002년도 제48회 전국과학전람회에서 이학교 이선희양(중3)이 ‘위도해안의 무척추동물에 대한 탐구’로 특상을 받은 경사. 한 학생의 특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이학교 구성원 전체의 노력의 산물이어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이학교는 오래전부터 위도 일대에 서식하는 각종 생물·식물에 관한 탐사 활동을 해오며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종(둥근달 떡조개로 명명)까지 찾아냈다.
생물학 박사 학위 소유자로 이학교에서 근무했던 곽승훈교사(현 장수 번암중)를 중심으로 위도 일대에 서식하는 1백39종의 생물·식물을 채집해 학교에 표본 상설 전시장까지 갖췄다. 학교 홈페이지에도 관련 자료를 탑재해 섬 지역 희귀종 연구와 다른 섬지역 서식 식생물과 비교 연구할 수 있는 길도 열어놓았다.
축적된 노하우 아래 현 양만호 지도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작업한 결과 섬마을 작은 학교에서 최고 권위의 과학전람회에서 특상을 받는 영예를 안을 수 있었다.
외형상 드러난 이같은 일련의 성과는 ‘가족같은 학교’ 운영의 결과라는 게 백창기 교감의 설명. 이홍재 교장이 인화단결을 학교 운영의 모토로 걸고, 학생·학부모·교사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가정 같은 학교’를 꾸려가고 있다는 것.
특히 이학교에서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사랑의 가족맺기’는 타학교에서 찾아보기 힘든 교사와 학생간 끈끈한 정을 보여주는 대목.
전원 관사 생활을 하는 교사들이 2∼3명의 학생들과 결연을 해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각종 어려움과 진로상담을 해주고 있다. 결연가족 15가족 하나 하나에 ‘맨드라미’ ‘라일락’ ‘수선화’ 등의 꽃이름이 붙었으며, 결연 가족 선생님을 ‘어버이’로 칭하고 있을 정도로 정겨움이 묻어난다.
학교의 가족같은 분위기는 매년 5월 열리는 학교축제인 동백제에서 절정을 이룬다. 학생들이 갈고 닦은 여러 분야의 재주들을 지역민들을 초대해 선보이고, 지역사회 인적자원들을 활용해 학생들과 나누는 자리가 학교 축제다.
국가무형문화재인 위도띠벳놀이 전수자나 지역 기관장 등이 강사로 초빙된다. 지역 테니스회·배드민턴회 등의 동호회가 조직돼 사회교육을 담당하고, 학교는 학무모와 주민을 위한 컴퓨터 교육으로 보답한다.
매년 학교에서 마련하는 경노위안 잔치는 학생들에게 산교육의 장인 동시에 학교와 지역사회가 하나되는 자리로 이어져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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