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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변산(邊山)과 동량재(棟樑材)

 

 

邊山自古稱天府러니 好揀長材備棟樑이라
변산자고칭천부     호간장재비동량

 

변산은 예로부터 하늘나라 창고로 불릴 만큼 물산(物産)이 풍부한 곳이니 좋은 재목을 잘 골라 두었다가 나라의 기둥으로 써야겠다.

 

고려시대 시인인 이규보(李奎報) 선생이 읊은 부안의 변산에 관한 시의 한 구절이다. 이규보 선생은 젊은 시절에 한동안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목재를 채취하는 채목관을 지냈다. 따라서 당시에 이규보 선생은 좋은 목재를 채취하러 부안에 자주 왔다.

 

그때 변산을 두고서 쓴 시가 바로 이 시이다. 전북의 수도인 전주(全州)를 왜 전주라고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중문대사전》에는 "생선과 소금, 해운의 편리함이 있고 번성함에 있어서 전라도 지역의 으뜸이기 때문에 전주라고 부른다(漁鹽舟楫之利, 繁盛爲全羅之冠, 故云全州)"고 되어 있다. 전주는 농·임산물이 풍부함은 물론 내륙지방임에도 불구하고 생선이나 소금도 풍부하고 수상교통도 편리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완벽한 고을이라는 의미에서 '전주(全州)'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전하는 말에 의하면 암행어사 박문수가 전국을 다 돌아보고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부안을 지목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농토도 있고 산도 있고 바다도 있어서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는 고을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안! 이규보 선생이 말한 '장재(長材)' 즉 '좋은 목재'는 단순히 나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동량(棟樑)도 단순히 나무 기둥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국가의 기둥이 될 인재를 말함이다. 부안에서 인재가 많아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稱;칭할 칭  府;창고 부  揀:가릴 간  棟:집 동  樑:기둥 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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