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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문화따라잡기] 웹진(4) 한계와 성공전략

 

 

지금까지 4회에 걸쳐 웹진의 역사와 특징, 웹진이 확장돼 한 형태로 자리잡은 ‘메일 메거진’, 웹진을 이용해 새로운 비상구를 찾게 된 대학인들의 ‘대학웹진’에 대해 살펴봤다. 이제 마지막, 다분화·다변화되고 있는 웹진의 한계와 가능성, 성공사례 등에 대해 살펴본다.

 

인터넷 홈페이지와 기존 오프라인 잡지의 성격이 합쳐지면서, ①인터넷에서 ②정기적으로 ③각각의 편집방향에 맞는 컨텐츠를 ④네티즌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⑤주제를 지닌 홈페이지, 웹진이 탄생했다.

 

최근 창간되는 웹진은 컴퓨터나 인터넷, 통신 등을 다루던 기존 웹진과 달리 영화, 음악, 문학, 다큐멘터리, 광고, 인디 문화 등 각각의 전문 분야를 다루거나 총괄하는 웹진과 개인이 직접 제작해 운영하는 웹진, 시사성을 담고 있는 패러디 웹진, 그 외 ISP업체·온라인 서비스업체·일반 기업의 홈페이지 등에서 네티즌에 대한 서비스와 방문 유도의 목적으로 창간된 오락이나 문화 비평 등을 다루는 종합지 성격의 상업적 웹진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렇지만 뚜렷이 분류하기 힘들 정도로 전문화·세분화돼 가는 추세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특히 전문성은 웹진의 차별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 네티즌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게다가 기존 매거진 특성에서 방송국 특성을 나타내는 멀티 미디어까지 영역을 확장, 웹 브로드케스트 요소가 강조되고 있는 현실이다.

 

□ 웹진의 성공전략

 

웹진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첫 번째 역할이다. 따라서 제공되는 컨텐츠의 질이 웹진의 생명. 때문에 충분히 전문적인 능력을 구비해야 한다.

 

비교 우위적인 빠른 정보와 재미있으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품격 있는 기사, 신뢰를 바탕으로 한 명쾌한 해석 등등 독자들이 원하는 고품격 정보가 준비돼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관련된 주제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독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다른 웹진과 차별화 된 아이템이 있다면 더 큰 힘을 얻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웹사이트 이용자들이 직접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커뮤니티 구축도 필요하다. 웹진은 독자와의 소통 속에서 발전하는 것. 커뮤니티를 통해 제공된 독자의 글은 새로운 정보를 생산하는 기본 축이 되고 웹진의 로열티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자기 혼자 모든 정보를 생산하려고 하는 것은 현명한 생각이 아니다.

 

또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업데이트 시기를 가능한 좁혀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방문하지 않으면 무언가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는 강한 인상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간결한 편집, 손쉬운 기사 검색 등 디자인도 중요하다. 웹진의 디자인에 있어 유의할 점은 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웹 사용자들은 일반적으로 정독이 아니라 훑어보는 수준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네티즌들이 혼란스럽거나 피곤함을 느꼈다면 또다시 방문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순간적으로 붐을 일으키다가 서서히 사라지는 이유는 사용자에게 진실한 자세로 접근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인터넷도 사람이 만드는 공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독자들과의 상호 신뢰다.

 

□ 웹진의 한계

 

미지의 신대륙을 植民化하려는 권력과 자본의 프로젝트가 갈수록 기세를 더하는 것처럼 예상된 문제는 생각보다 일찍 그 모습을 드러낸다. 기존 매체들로부터 독립, 네티즌 스스로 만들어 여론을 형성한다는 차별성이 크게 부각됐던 인터넷의 현재도 마찬가지다.

 

웹진제작에 특별한 비용은 없다. 즉, 누구라도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기술과 웹진을 구성할 수 있는 컨텐츠만 갖춘다면 손쉽게 웹진을 발행할 수 있다.

 

한 청년이 재미 삼아 연예인에 대한 정보를 올리기 시작한 ‘Drudge Report’나 국내 ‘딴지일보’가 거둔 엄청난 성공 역시 초기 자본은 아이디어와 헌신적인 체력뿐이었다. 이것은 웹진의 진입장벽이 얼마나 낮은지 잘 보여주는 사례이고 현재도 변함이 없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웹진은 인쇄매체와 달리 구독료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보의 바다라 일컬어지는 인터넷은 신문, 잡지, 서적을 통해 접할 수 있었던 정보들을 약간의 시간을 투자함으로써 양껏 얻을 수 있게 된 데다 한 명의 고객에게 추가적으로 정보서비스 하는 한계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지면서 구독료를 받으면서까지 경쟁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일한 수입원은 광고다. 하지만 현재 웹은 기존의 거대 주류 매체들에 의해 마천루처럼 높다랗게 세워진 화려한 사이트들이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

 

각각의 사이트들은 광대한 네트워크가 선사한 수평적 위치에서 ‘횡’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사이버공간에 발을 딛게 된 네티즌은 대부분 쉽게 방향감각을 잃어버린다. 결국 길을 잃고 헤매느니 차라리 익숙한 일방향 매스 미디어에 접속해 또다시 수동적인 정보 수신자로 전락하고 만다.

 

또한 광고의 속성상 소규모 네트워크보다 대용량 네트워크를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터넷 광고 시장은 대기업들이 독식하게 됐다. 히트 수는 정확히 자본에 비례하고 주류 매체들은 이미 웹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공룡이 되고 개인 홈페이지는 물론 비영리 웹진과 같이 작은 매체들은 일년도 채 못돼 사라지거나 돈이 될만한 것이면 주류 네트워크에 흡수당하고 있다.

 

결국 자체 사이트 운영만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없었던 웹진들은 운영의 어려움과 기획력 부족, 제작 공정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폐간되거나 어느 날 갑자기 서버를 차단하고 조용히 사라지는 현상도 보인다. 따라서 웹과 네티즌 모두 미아가 되고 있는 것이 2002년 가을, 인터넷 웹진의 현실이다.

 

개체의 자율과 다양성을 인정하는 선에서 공동체를 형성하고 다시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돼야 한다. 다시 말해 크기와 성격을 달리하는 모든 개체들의 다양성과 자율성이 존중돼야 한다는 것. 네트에 접속하는 개인, 공동체, 공동체 구성원, 매체, 매체의 구성원 등 개체의 개념은 자기 경계를 가진 모든 것들에 적용된다.

 

현재의 웹의 지형이 가지고 있는 문제와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네티즌 개개인, 수많은 개인 사이트, 그리고 작은 매체들의 당면 과제다.

 

 

□ 성공한 웹진의 특징과 성공비결

 

소개하는 인터넷 기업들은 거대 규모의 포탈사이트나 대기업이 아니다. 개인 또는 뜻을 같이 하는 몇몇 사람들이 시작해 지금은 어엿한 인터넷 벤처로 성장한 대표적인 웹진들이다. 각 사이트 특징과 운영자들이 직접 밝힌 성공비결을 덧붙인다.

 

▲ 직장인 커뮤니티 ‘김대리’(www.kimdaeri.co.kr)

 

△작지만 밀접하고 끈끈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구축해 인터넷 거대 기업 사이의 틈새를 공략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방문자 타케팅과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사이트다.

 

△성공비결 : 철저히 사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사용자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좋은 정보를 많이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 공감할 수 있고 서로 얘기할 수 있는 따뜻한 사이버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을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

 

▲ 품위 있는 유대감 ‘아이비즈넷’(www.i-biznet.com)

 

△인터넷 비즈니스를 준비중이거나 진행중인 네티즌들에게 필요한 고급 정보와 컨설팅을 제공해주고 있는 사이트다. 2만여 페이지에 달하는 광범위한 정보와 그에 따른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이 마련돼 있다.

 

△성공비결 : 인터넷 비즈니스의 알찬 정보를 자체 생산하고, 무료로 아낌없이 제공하면서 쌓은 신뢰, 매일 이메일을 통한 관계망 형성, 이를 통해 쌓은 로열티, 그리고 활발한 커뮤니티.

 

▲ 무료 CGI로 일군 인터넷벤처 ‘슈퍼보드’(www.superboard.com)

 

△깜찍하고 귀여운 CGI 프로그램으로 크레이지 보드가 전권을 쥐고 있던 무료 CGI 프로그램들에 일대 혁명을 일으키며 탄생했다. 젊은이들이 의기투합해 시작했지만, 불과 1년 남짓한 기간에 일일 접속인원이 국내 10위권에 진입한 놀라운 성공신화의 모델이다.

 

△성공비결 : 안정적인 서비스와 컨테츠 간의 우수한 커뮤니티

 

▲ 네티즌이 만드는 온라인 음식점 ‘메뉴판’(www.menupan.com)

 

△자체 생산해 제공하거나 자발적으로 참여한 네티즌들의 각종 요리 비법, 추천 맛집 등 음식과 관련한 모든 정보가 있다. 또한 원하는 음식점을 찾거나 주문할 수도 있고, 네티즌들이 추천한 음식점이나 요리 비법을 엿볼 수 있다. 네티즌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쌓아올린 데이터베이스가 가장 큰 자랑이다.

 

△성공비결 :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 디자인 전문 웹진 ‘정글’(www.jungle.co.kr)

 

△국내외 디자인업계 소식, 각종 디자인 강좌와 디자인 데이터베이스, 디자인 관련 동호회, 디자이너들을 위한 구인·구직 등의 디자인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의 디자인 연구소의 오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창간되었기에 전문성과 컨텐츠에 있어 깊이가 있다.

 

△성공비결 : 꾸준한 업데이트와 신뢰있는 회원 관리, 차별화 된 기획과 디자인 등

 

▲ 인터넷으로 만드는 아기들의 꿈 ‘베이비 드림’(www.babydream.net)

 

△7세 이하 아기들에게 홈페이지를 무료로 제작하는 사이트다. 특히 홈페이지 자동제작 도구를 갖추고 있어 누구나 손쉽게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게 해주며 각종 부가정보를 통해 아기와 부모들의 꿈을 키워준다.

 

△성공비결 : 직원의 탁월한 맨파워 및 기술력, 타겟 시장의 집중화, 적절한 인맥 활용

 

<끝>

 

 

 

최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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