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때문에 도시에 거주하는 40대의 A씨는 노부모가 살고 계시는 농촌 고향마을을 찾을 때마다 속이 상한다고 털어놓는다.
밥벌이와 자녀교육 문제 등으로 젊은이들이 거의 떠나 겨우 몇몇 노인들만이 고향을 애처롭게 붙잡고 지킬 정도로 피폐화 및 공동화(空洞化)되어 가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란다.
멱감고 고기잡던 방죽과 하천은 썪어버릴대로 썪어 발담그기 조차 꺼려지게 변한데다 청정한 공기가 감쌌던 마을은 주변에서 악취가 풍기고 파리 및 모기떼들이 들끓는 등 환경오염정도가 말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소중한 옛추억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고향이 멍들어 가고 있음에 울화까지 치민다고 한다.
축산폐수로 인한 환경오염이 A씨의 고향마을에 비단 국한된 게 아니라 산하 곳곳에 걸쳐 있는 현실에 심각성이 있다.
환경오염으로 멍드는 산하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국 축산농가는 총 45만여가구로 이들이 키우는 가축수는 소·말·돼지 등 대(大)동물의 경우 1천1백55만여마리, 닭·오리 등 소(小)동물은 1억3천3백여마리로 매일 전국에서 13만9천톤의 축산폐수가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정화시설 등을 통해 적정처리는 30%에도 못미치고 있고 대부분 인근 하천이나 바다에 무단 방류 및 투기되고 있다는 보도이다.
특히 도내의 경우 새만금유역인 동진강과 만경강 수계에 가축사육두수가 집중돼 축산분뇨 등으로 인한 환경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정화되지 않은채 무단 방류·투기된 축산 폐수·분뇨는 하천 물고기 씨를 말리고 상수원 및 지하수를 오염시키는가 하면 주거환경을 악화시켜 환경파괴의 주범이 된지 오래다.
관계당국은 환경오염방지를 위해 축산 폐수 정화처리시설을 갖추도록 적극 유도하고 무단방류행위에 대해 강력 지도단속의지를 수차례 천명하는 등 요란법석을 떨었었다.
그럼에도 불구 축산폐수문제가 여전히 사회문제화되고 주민들의 환경개선 체감지수가 별반 달라진게 없으니 축산폐수 정책 및 단속행정이 속빈강정이란 지적이 나올만 하다.
환경보호 더이상 뒷전 안돼
축산폐수로 인한 환경오염은 당국의 관리소홀과 적잖은 축산농가들의 나몰라라가 빚은 합작품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듯 싶다.
소득논리에 환경보호가 뒷전으로 밀려온 사이 산하가 멍들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국민들이 권리를 빼앗겨 온게 사실이다.
아직도 농촌 주민들은 축산폐수로 피해를 보고 고통을 겪으면서도 따지거나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편이다.
같은 마을주민이 먹고살기 위한 방편으로 축산을 한다는데 야박하게 대해 의(誼)상하기 싫고 행여 해꼬지라도 당할까봐 차라리 속앓이를 택하고 있는 것이다.
호주·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주를 여행해 본 이들은 잘 보존되고 있는 자연환경에 감탄사를 연발하고 만다.
그 나라 국민들이 쾌적환 환경을 벗삼아 행복한 삶을 영위할수 있는 것은 환경보존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경주해온 결과이다.
우리 국민들도 깨끗한 환경해서 행복을 추구할 권리와 함께 자연을 잘 보존해 물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
자연은 당대(當代)의 것이 아니라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쓰고 있고 환경파괴는 부메랑이 되어 인간재앙을 필연코 몰고 온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할 때이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축산폐수로부터 환경을 보호하려는 당국의 적극적인 대책과 축산농가들의 관심도 촉구된다.
/홍동기(본사 제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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