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이남 중서부 일대에서 최근 잇따라 확인되고 있는 3세기 중반의 ‘개미집 모양 구덩이’와 구석기시대 석영제 석제 등 구석기에서 조선시대까지 유물군이 군산시 내흥동에서 무더기로 발굴됐다.
충청매장문화재연구원(원장 이호형)은 23일 지난 4∼10월까지 철도청 중부건설사업소가 서해안 개발계획의 일환으로 시행하는 군산∼장항선 철도공사 6공구에 포함된 내흥동 일대 1만2천여 평을 조사한 결과 마치 복주머니 모양으로 땅을 파고 들어가 만든 구덩이 유적 약 50곳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군산지역 최초로 구석기시대 유물인 석영제 석제와 4개의 격지편(돌도끼 파편), 각종 석질의 몸돌, 16∼17세기의 민묘 90여기, 조선후기 백자가 다수 출토됐다.
한편 구석기유적에 대한 추가 발굴일정은 학계내부에 이견이 많아 문화재 위원회에서 차후 결정하기로 했다
개미집 구덩이란
플라스크형 구덩이는 대체로 남쪽을 향하고 있는 낮은 구릉에서 집중 확인돼 경기 용인 구갈리, 충남 공주 장선리, 대전 자운대 유적 등지에서 드러난 다른 ‘개미집 모양 구덩이’와 비슷한 입지조건을 보이고 있어 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충청매장문화재연구원 발굴단에 따르면 내흥동 구덩이는 이뿐 아니라 출토 유물 또한 쇠뿔모양 손잡이 토기와 계란모양 토기 등이라는 점에서 다른 유적과 공통성을 보이고 있다.
이들 구덩이는 깊이 70∼2백㎝로 크기가 다양한 편이며 단면 형태도 아래로 갈수록 넓어지는 것이 있는가 하면 원형 혹은 계단식 모양을 한 것도 섞여 있다.
내흥동 구덩이 유적은 전체 50여 곳 가운데 7기만 조사됐기 때문에 이들 모두가 공주 장선리 등지의 구덩이와 같은 성격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으며 이중 일부는 단순한 저장용 구덩이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내흥동 구덩이 유적은 출토유물이 많지 않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바닥에서 비막이용 등의 지붕처럼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재가 썩지 않고 남아있어 역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같은 플라스크형 구덩이 유적은 출토 유물이나 다른 지역 탄소연대 측정 결과로 볼 때 3세기 중반을 중심연대로 한 3세기 초∼4세기 초 무렵에 조성됐을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그 성격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서울대 최몽룡 교수는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마한지역 주거지를 ‘초옥토실’(草屋土室)이라 묘사하고 있는 점을 중시하고 이를 ‘토실’(土室)이라 부를 것을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견해는‘초옥토실’이 ‘초가집과 지하 방’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지붕은 초가로 이고 흙으로 벽체를 만든 집, 곧 초가집을 지칭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논란이 많다.
이와 관련 발굴단은 이번에 조사된 일부 구덩이 안에서 그을음이 확인되고 생활토기가 출토된 점을 중시하고 “주거시설의 일부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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