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대표적인 낭비 사례로 이중과세란 게 있다. 양력 설이라 해서 정초부터 몇일을 푹 쇠고 다음달 음력은 음력대로 전통적 명절로서 잘 보낸다.
온 국민들은 없는 살림이지만 푸짐하게 음식을 장만하고 때때옷도 새로 마련해 입는다. 연초부터 우리는 쉬고 먹고, 쉬고 먹고 ...
치열한 생존의 싸움이 펼쳐지는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이 시작부터 뒤쳐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요즘은 그런 폐단을 줄이고자 기관이든 기업체든 신정 연휴를 3일에서 2일로 하루를 단축해 보내는 게 추세다.
도민체전-생활체육대회 '동거 불안'
우리 전북에서도 대표적인 이중 행사가 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통합되지 않고 있다. 시대에 뒤떨어진 한국 사회에서도 가장 최우수 지역(?)이라고 할까.
25, 26일 양일간 남원에서 개최되는 전북도민체전과 전북생활체육대회. 우선 양자의 성격부터 규명해 보자.
올해 39회로 도민의 날을 겸해 치러지는 도민체전은 도체육회가 주관한다. 14개 시군 대항으로 진행되는데 참여선수는 은퇴한 선수나 실력이 뛰어난 생활체육인을 대상으로 시군 체육회 산하 경기단체가 선발한다.
이번에도 15개 종목에 2천6백명이나 참여한다. 그러나 종목은 구기를 중심으로 평소 시민들이 즐겨하는 생활체육이 대부분이다.
우승에 따른 다음해 전국 대회나 체전 출전권 등 별다른 메리트가 없어 대회장의 분위기는 사생결단의 경쟁성도 보이지 않는다.
엘리트 체육대회도 아니고 그렇다고 순수 주민들 만의 행사도 아니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도와 시군들은 저마다 행사 대비를 안할 수도 없다. 강화훈련비, 출전비, 체제비 등 전체적으론 최소 두 자리수의 억대 예산이 집행된다.
같은 장소, 같은 기간에 치러지는 생체협 대회는 올해 13회째.
도민체전 보다 역사가 뒤지지만 최근 생활체육이 주민들 사이에 급격히 뿌리를 내리면서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참가 규모 역시 전 시 군서 17개 종목에 2천명이 참여하는 매머드 규모다.
이 대회의 종목은 도민체전이 구기와 대중인기 종목을 선점하는 바람에 줄다리기 고리걸기 등 민속 경기와 비인기 종목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생체협에 가맹단체로 등록되지 않은 종목이 상당수다. 축구와 배드민턴 등 일부 종목은 겹치기 까지 운영한다.
여기에도 물론 도와 시 군의 호주머니로부터 두둑한 지원이 뒤따른다. 비슷한 성격의 두 대회, 곧 한 지붕 두 가족 격이다 뿌리는 같으면서.두 대회 합치면 32개 종목이나 된다. 올림픽 못지않은 대회다.
행사장에서 서로는 어색하다. 개회식부터 양 주최 측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서로 주도권을 다투는 듯한 인상마저 풍긴다.
" 우리가 주도하는 행사인데 ..." 이럴 바에 따로 하자" 갈등과 의견이 분분하다. 도민 화합이란 취지가 무색하다.
철저히 점검 효율적 방안 강구해야
얼마나 불편이 크고 낭비성 행사인지 모두가 절감한다. 이 모두가 주도권 다툼과 형식 논리에 얽매인 한 성격의 두 행사 때문이지 않은가.
비단 이 행사만이 아니다. 차제에 도 체육회와 생체협 간의 성격부터 재정립해야 한다. 대소 간의 행사와 운영에서 시시때때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행정으로부터 지원을 놓고는 더욱 밥그릇 갈등이 커지고 있다.
민선 3기 출발을 맞아 전북 도정이 제로 베이스에서 모든 사업과 예산을 점검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철저히 점검해 봐야 한다. 엘리트 체육 보다는 생활체육 주류의 시대적 흐름과 도민의 여망, 예산의 효율성을 바탕으로 도내 이중 과세, 이중 행사는 절대 막아야 한다.
/임경탁(본사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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