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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음악회에 가시거들랑

 

 

此曲祗應天上有리니 人間能得幾回聞이리오
차곡지응천상유     인간능득기회문

 

이런 곡(음악)은 오직 하늘 나라에만 있을 듯하니 인간 세상에서 능히 이런 음악을 몇 번이나 들을 수 있겠오?

 

시인 두보의 〈증화경(贈花卿:화경에게)〉이라는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음악이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이런 표현을 하였을까? 과장이 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혼신의 힘을 다하여 연주회를 마친 음악가에게 이런 말로 칭찬을 해 준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이런 칭찬을 받은 음악가는 음악에 대해서 훨씬 더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비록 다소 과장되어도 좋으니 그러한 칭찬과 격려와 호응이 있을 때 음악은 발전한다.

 

음악뿐 아니라 모든 예술이 다 그렇다. 그래서 어떤 평론가는 예술은 관중의 박수를 먹고 자란다고 하였다.

 

전주를 흔히 예향이라고 한다. 예향답게 공연장과 전시장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특히 한국 소리 문화의 전당은 이 지역 음악인들에게 큰 희망을 준 공연장이다. 깊어 가는 가을, 음악회도 많고 전시회도 많은 때이다.

 

많이 참여하도록 하자. 참여하여 우리의 귀와 눈을 씻어서 우리의 영혼을 맑게 하도록 하자. 그리고 연주회나 전시회에 가거든 비평도 아끼지 말아야 하겠지만 칭찬에도 인색하지 않도록 하자.

 

연주자들은 연주회만 준비하지 말고 출입구 한 쪽에 간단한 연주회 평을 적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두면 어떨까? 누군가가 붓이나 펜을 들고서 "此曲祗應天上有, 人間能得幾回聞"이라는 기분 좋은 평을 쓰고 가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此:이 차  祗:다만 지  應:마땅 응  幾:몇 기  回:횟 수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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