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모악산 기슭에 아담한 화실을 연 서양화가 이경태씨(45·부안고 교사)가 늦은 집들이를 겸한 화실전을 열고 있다.
모악산에서 지천으로 피고 지는 이름 모를 들꽃들을 화폭으로 옮겨 활짝 피워낸 작품 20여점을 선보이는 자리. 신화와 전설 속에 담긴 의미를 추상으로 표현했던 이전 작품세계와는 다른 시도다.
“우리가 지니고 있는 꿈의 세계를 화폭에 담아내는 지금까지의 작가관을 버린 것은 아닙니다. 들꽃 그림은 ‘간이역’처럼 거쳐갈 수 있는 편안한 작업입니다.”
화실을 드나들며 3개월여 동안 보아왔던 이름 모를 들꽃의 함초롬함과 은은한 향에 취한 그가 그 기쁨을 여러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붓을 든 결실들이다.
“지천으로 피고 지는 들꽃이 많다는 것에 놀랐고 애정이 샘솟았습니다. 들꽃 이름을 알고 싶어서 식물도감까지 봐가며 들꽃을 그렸습니다.”
물봉숭아 산국 자리공 쑥부쟁이 엉겅퀴 어독초 고마리 등 쉽게 지나치기 쉬운 들꽃들이 화실에 그득하다. 들판인 지 건물인 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화실 외벽에도 들꽃들이 활짝 피어 관객들을 반긴다.
‘군중 속의 고독’을 연상시키는 현대인의 소외와 외로움을 담은 드로잉 작품도 들꽃 그림과 함께 어우러진 것도 이채롭다.
원광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그는 노령회와 ‘색깔로 만난 세상’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개인전 11회와 단체전에 참여했다.
모악산화실전은 10일까지 이어진다. 구이에 있는 전주 예술중으로 들어가 철계단을 내려가면 그의 화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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