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전주대 중강당이 전주대 음악학과 동문 선후배들의 열정으로 후끈하다. ‘쓰리 테너’로 불리는 루치아노 파파로티가 불렀던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의 아름다운 선율이 흐른다.
순진한 시골청년 ‘네모리노’는 아리따운 처녀 ‘아디나’의 사랑을 얻게 해준다는 엉터리 약장수의 말에 속아 포도주로 만든 가짜 약을 마시고, 내일이면 아디나가 자신을 좋아할 것이라며 노래를 부른다.
오후 3시 시작된 오페라 연습은 어둠이 교정을 삼킨 밤 7시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전주대 음악학과 동문선후배들이 한자리에 모여 만드는 오페라 ‘사랑의 묘약’ 연습 현장. 14일부터 17일까지 올리는 제6회 전주대 오페라 대공연을 위한 이들의 의욕은 넘쳐난다.
이번 공연는 전주대 음대 재학생은 물론 동문 선후배들이 참여해 3년마다 마련하는 오페라 무대다.
지난 87년 ‘라 트라비아타’를 시작으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카르멘’ 등을 꾸준히 무대에 올려온 전주대의 네번째 오페라. 단일학과 동문들로만 정기공연을 갖는다는 의미가 크다.
총감독을 맡은 은희천 교수는 “재학생들이 학창시절 오페라 무대를 통해 실기 경험을 쌓고 자질을 함양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여는 무대”라며 “지난 봄 오디션을 통해 배역을 선발했고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연습에 돌입했다”고 소개했다.
성악과 연주, 연기 등 복합예술 무대인 오페라를 재학생들이 직접 제작, 성장 밑거름으로 삼는 것은 물론 동문 선배들과의 교류를 이어가는 자리가 된다는 것이 은교수의 설명.
세계적인 성악가로 성장한 테너 김남두씨도 87년 첫 공연 ‘라 트라비아타’주연을 맡았었다. 김씨는 올해 무대에 서지는 않지만 며칠전에도 연습실을 찾아 후배들을 격려하고 힘을 실어주었다.
올해 공연 작품 ‘사랑의 묘약’은 이탈리아 작곡가 도니제티의 대표작으로 서민들의 사랑이야기를 희극적으로 그린 오페라.
교수와 재학생, 해외에서 활동하는 동문까지 무대에 오르는 것이 특징이다. 성악가는 물론 음악전공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등 2백여명이 무대에 오른다.
신정숙 교수가 음악감독을, 동문인 김성진씨(서울시국악관현악단 음악감독)가 지휘를 맡고 오페라 전문 연출가인 정갑균씨와 동문 김어진씨가 공동연출한다.
재학생 등 1백20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은 구천씨(전주시립합창단 지휘자)가 지휘한다.
이탈리아와 독일 헝가리 등에 유학하고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문 성악가들도 참여하는 이번 공연에는 ‘아디나’에 유금정(2년) 최성경(대학원) 문자희(이태리 프로시노네 국립음악원 졸업) 신선경(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씨, ‘네모리노’에 홍성민(4년) 손영호(독일 만하임 하이델베르크 국립음대 졸업) 김선식(헝가리 리스트 국립음악원 졸업)씨가 출연한다.
또 ‘둘카마라’에 강창욱(4년) 김규성(이탈리아 로렌쪼 빼로시 국립음악원 졸업) 김석원(페루지아 국립음악원 졸업) 씨, ‘벨코레’에 이일호(대학원) 김승곤(독일 뒤셀도르프 국립음대 졸업) 김경도(모스크바 그네신 국립음악원)씨, ‘기아네타’에 서평안(2년) 김선미(3년) 이향란(4년)씨 등이 열연한다.
지역 음악의 역량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220-2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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