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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바른 말, 바른 글, 바른 이름

 

 

名無固宜라 約之以命하나니 約定俗成謂之宜요 異於約則謂之不宜라.
명무고의   약지이명       약정속성위지의   이어약즉위지불의

 

이름은 처음부터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 그렇게 부르기로 약속하는 것이니, 약속으로 정해진 것이 습관적으로 쓰이게 되면 그것이 곧 마땅한 이름이 되는 것이요, 약속에 위배되는 것은 마땅한 이름이라고 할 수 없다.

 

《순자(荀子)》〈정명편(正名篇)〉에 나오는 말이다. 세상에는 처음부터 정해진 이름이란 없다.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기로 약속함으로써 비로소 이름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 혼자만 사용하는 이름은 의미가 없다. 남들이 불러줄 때 비로소 이름은 이름 값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남들로부터 '이름'을 인정을 받고자 의식을 행한다.

 

'부부'라는 이름을 인정받기 위해서 결혼식을 하고 성인임을 인정받기 위하여 성인식을 한다. 이름뿐이 아니라, 우리의 언어와 문자 생활 자체가 바로 약속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약속인 말과 글을 우선적으로 가르치고  배운다.

 

그런데, 요즈음 이런 약속들이 심하게 망가지고 있다. 컴퓨터 온라인 상에서 오가는 젊은이들의 언어를 보면 이게 한글인지 아니면 어느 외진 나라의 외국어인지 구분을 하기가 어려운 말들이 있다. 뿐 만 아니라, 어른들이 사용하는 일상의 용어들도 부정확한 게 한 둘이 아니다.

 

아무한테나 '사모님'이고 걸핏하면 '야하다'고 한다. 말이 바르지 못하고 이름이 제멋대로 쓰이면 사고를 바르게 할 수 없고 사고를 바르게 하지 못하면 행동이 바르지 못하게 된다.

 

사람들의 행동이 바르지 못한 세상, 그게 바로 난세이다. 난세를 면하기 위해서는 하루 속히 우리의 말과 이름이 약속대로 쓰여지게 해야 할 것이다. 

 

固:굳을 고  宜:마땅할 의  俗:풍속 속  謂:이를 위  異:다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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