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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양면성

 

 

水則載舟하고 水則覆舟라
수즉재주     수즉복주

 

물은 배를 싣기도 하지만 배를 엎어지게 하기도 한다.

 

《순자》〈왕제(王制)〉편에 나오는 말이다. 이 문장에서의 '則'자는 '能'자의 의미로 쓰였다. 따라서, 이 문장은 '水能載舟, 水能覆舟'라고 써도 된다.

 

우리가 순풍에 배를 타고 갈 때에는 물이란 배를 잘 뜨게 하는 존재라는 생각만 할 뿐, 물이 배를 엎어지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게 된다.

 

그래서 타이타닉호의 비극도 생겼다. 어느 한 쪽의 장점에 매료되어 다른 한 쪽이 줄 수 있는 피해를 생각하지 못할 때 재앙은 닥치기 마련이다.

 

우리는 한 때 과학이 인류를 낙원으로 이끌어 줄 것으로 생각하였었다. 귀찮은 일들은 모두 기계가 대신해 주고 인간은 풍요 속에서 즐거움과 기쁨을 만끽하기만 하면 될 것으로 생각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웬 걸, 과학이 인류를 낙원으로 이끌어 주기는커녕 환경오염과 자연 파괴를 야기하여 오히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게 되었다.

 

과학이 줄 수 있는 일면의 편리성에 취하여 과학이 가져올 폐해를 미리 생각하지 못한 까닭에 맞게된 재앙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엎어지게도 한다는 사실을 보다 일찍, 보다 철저하게 인식하고 있었더라면 인류는 이런 재앙들을 맞지 않았어도 될 것이다.

 

순자는 배는 군주에 물은 백성에 비유하여 백성은 군주를 잘 받들기도 하지만 군주를 엎어버릴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따끔한 말이다. 재앙을 막기 위해 항상 양면을 볼 수 있는 지혜를 갖도록 하자.

 

載:실을 재   覆:엎어질 복  舟:배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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