假作眞時眞亦假하고 無爲有處有還無라
가작진시진역가 무위유처유환무
가짜를 진짜로 여길 때에는 진짜도 가짜가 되고,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여기는 곳에서는 있는 것도 없는 것이 된다.
청나라 때 조설근이 지은 소설 《홍루몽(紅樓夢》제1회에 나오는 말이다. 가짜를 진짜로 둔갑시켜 사람을 속이는 일이 그 일로 끝나면 그래도 괜찮다. 그런데 대개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가짜를 진짜로 둔갑시키는 것을 방치하면 나중에는 진짜를 가짜로 매도하는 일이 생기게 된다. 마찬가지로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우기는 일을 방치하면 나중에는 분명히 있는 것도 없다고 하며 대들게 된다. 무서운 일이다.
그래서 악은 철저히 응징되어야 하고 거짓은 그 뿌리를 밝혀 배제해야 한다. 가짜를 진짜로 둔갑시키는 것은 '사기'이고 진짜를 가짜로 몰아세우는 것은 '모함'이다. 사기는 정신을 바짝 차려 내가 안 속으면 그래도 면할 수 있지만 모함은 내 의지로 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사기보다는 모함이 훨씬 더 무섭다고 할 수 있다. 멀쩡한 사람을 가짜로 몰아 부쳐 죄를 뒤집어씌우고서 변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가두어 버린다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그런 일을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직접 당했다고 가정해 보자.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그런데 우리 사회를 보면 사기의 정도를 벗어나 이미 모함의 차원에 이른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무서운 일이다. 진실이 왜곡되고 모함이 난무하면 아무리 경제가 발전해도 그 사회는 불안한 후진 사회이다.
선거 철이다. 거짓이 없고 모함이 없는 선거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假:거짓 가 眞:참 진 爲:할 위 還:도리어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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