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시대. 춤 공연에 퓨전의 양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무대가 올려진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고전을 춤으로 형상화한 것도 그렇지만, 발레와 재즈 힙합 뮤지컬의 요소까지 결합한 양식의 실험이 눈길을 모으는 무대다. 21일 오후 7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올리는 손정자무용단의 창작무용극 ‘박타는 흥부’.
내용은 흥부전을 그대로 담아냈지만 판소리와 국악의 전통적인 양식부터 순수무용과 대중예술의 장르를 함께 어우르면서 재미있게 보고 느끼는 무대로 제작했다.
크로스오버나 퓨전작업이 시도되고 있긴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형식을 한 작품 안에서 모두 결합시키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랄 수 있다.
“이제 무대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순수 춤무대는 그것대로 가더라도, 대중들의 마음을 이끌수 있는, 그래서 삶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즐겁고 유쾌한 무대도 필요하지요. 이 작품은 그 첫 번째 제안입니다.”
1년 여동안 작품을 구상하고 준비해온 예술총감독 손정자교수(우석대)는 춤의 모든 양식을 조화시키는 작업이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박타는 흥부’는 고전 소설 흥부전 내용의 서사적 구조를 그대로 재현해내는 형식. 너무 친숙한 줄거리여서 자칫 식상해질 수 있는 한계를 흥미로운 춤의 양식들로 극복해냈고, 음악도 클래식부터 힙합, 판소리부터 농악까지 우리의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을 적절하게 활용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어서 반감되는 흥미를 볼거리와 재미로 극복해내기 위한 여러장치들을 활용하는 것도 관심을 모은다.
이색적인 무대 장치와 특수한 조명, 한껏 다양하고 화려해진 무대의상과 소품, 그리고 막간 사이의 판소리까지, 지금껏 보아왔던 춤공연 무대와는 전혀 다른 무대가 펼쳐지는 셈이다.
“감동은 여러형태로 이루어집니다. 이 작품은 즐거움의 감동을 한껏 내세웠습니다. 물질을 앞세워 개인주의와 이기적 성향이 득세하는 오늘, 우리 삶에 대한 성찰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손교수는 이 형식의 시도가 우리 선조들의 삶에 대한 해학과 여유를 새롭게 깨닫고, 한편으로는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도덕적 정신의 가치를 생각해보는 즐거움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놀부와 흥부 장가가다’ ‘흥보가 기가막혀’ (흥부 네이놈! 썩나가거라) ‘보은연가’(제비야 제비야) ‘시르렁 시르렁 톱질이야’ 등 4개의 장으로 구성되는 이 작품은 형제애를 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갈등과 화해, 가족 사랑, 가진 것을 나눌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이 찾아옴을 더욱 큰 언어로 제시한다.
‘사랑과 화해의 춤’으로 형상화되는 놀부와 흥부의 듀엣이나 온가족의 군무로 보여주는 축제의 흥과 신명은 이 작품의 절정. 우리가 안고 있는 온갖 갈등과 질시의 허물을 극복하고 사랑과 화해를 이루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출연자만도 61명. 우석대 무용학과 발레와 생활무용 전공 재학생은 물론, 기성무용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졸업생과 윤정옥(온고을고 교사) 배경옥(전주여상 교사) 채연홍(효문여중 교사) 김숙(전주무용협회장) 이월미(우석대 강사) 김일환(정읍시립가무단 상임안무)씨 둥 중고등학교 무용교사와 현역 무용가들이 출연한다.
지난 여름부터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가 공연을 앞두고 연일 강행군을 하고 있는 이들은 ‘서로 다른 장르의 춤을 결합하는 일이 쉽지 않았던 만큼 관객들은 즐겁고 재미있는 무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전주 공연에 이어 서울 공연도 갖는 이 무대는 소년 소녀 가장 돕기의 뜻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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