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여행하면서 미국 최고의 대학에 대해 물으면 우리는 종종 미국인들의 흥미있는 대답을 듣게 된다.
미국인들은 저마다 자기 고장의 대표적인 대학을 미국의 최고 명문으로 꼽는데에 대해 전혀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세계 제 1을 좋아한다.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거리, 햄버거 맛이 세계 최고인 가게라는 등의 애교어린 자랑을 꺼림낌없이 내밷는 미국인들이 자기 고장의 대학을 최고로 생각하는것은 단순히 향토애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름대로 그들이 생각하는 지역 대학이란 단순히 인재 육성의 요람 차원을 넘어 지역민들과 함께 생각하고 발전하는 삶의 공동체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어지고 있다.
총장선임 놓고 갈등 표출
최근 원광대가 내홍을 겪고 있다고 한다.
학교 재단의 신임 총장 선임을 놓고 일부 교수들이 내심 불만을 표출해내고 있다.
원광대를 사랑했던 도민의 한사람으로써 일련의 사태를 보고 있노라면 우선 안타까운 생각이 먼저 앞선다.
우리들이 그렇게 많은 애정과 관심을 보였던 원광대가 왜 그럴까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일부의 행동을 보고 원광대 전체에 대한 그릇된 이미지가 투영되고 있다는 주장은 결코 아니다.
그렇지만 일부의 행동이 다소 지나치다고 생각되면서 원광대에 대한 외부의 시각도 혹시 잘못 비춰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떨쳐버릴수없다는게 사실이다.
학교 홈페이지나 교내에 떠도는 일부의 주장도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원광대가 분명 재단과 교수들만의 소유가 아니고 학생과 도민을 비롯한 우리 모두의 상아탑이라는것을 다시한번 명심해주길 바란다.
교수협의회가 총장 후보자를 직접 선출하여 재단에 전적으로 선임권을 일임키로 약속 했으면 이젠 교수들이 재단에 약속을 지켜야한다고 본다.
선거 전·후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차버린채 학교 내홍으로 치달을때 4년후에 있을 총장 선출에서 재단이 올해처럼 교수들의 총장 선출 참여를 허용할지 한번 생각해봄직도 한데 그저 납득키 어려운 돌출 행동으로밖에 여겨지지 않고 있다.
총장 선임은 전적으로 재단 고유 행사다.
최고의 지성인임을 자처하고 사회에서도 인정받는 대학 교수 집단에서 재단과 교수간의 약속이 하찮게 내팽겨친채 교수간의 반목으로 이어진다는것에 대해 우리는 할말을 잃을뿐이다.
더구나 이번 총장 후보중에 한명으로 선출된 모교수에 있어 자신의 덕목에 대해 깊히 반성한다면서 어떤 총장이라도 학교 발전에 밑거름이 될수 있는 초석이 되어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후보 자격을 정중히 사양했을때 원광대 교수들의 학교 사랑에 후한 점수를 매겼던 우리들에게 최근의 사태는 분명 실망스러울뿐이다.
요즘 대학가는 본격적인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총성없는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지방 대학 위기론이 확산되면서 모든 대학들이 신입생 모집에 사활을 걸고 뛸 정도로 비상에 걸려있다는 얘기다.
단 한명이라도 더 신입생을 유치하고자 전 교수들과 직원들이 총 동원되어 신입생 모집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지역 명문대학으로 거듭나길
물론 원광대도 예외는 아닐것이다.
이런 판국에 원광대의 내홍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면 이는 결국 학교 발전 퇴보라는 무덤을 스스로 파는 어리석음으로 결판날것이 확실시된다.
학생이 없는 대학은 교수와 총장도 없다.
아무쪼록 수많은 동문과 도민들이 안타깝게 지켜보는 원광대의 내홍이 하루빨리 마무리되어 미국인들 처럼 우리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지역 명문 대학 원광대로 거듭 태어나길 다시한번 간절히 바라고 있다.
/엄철호(본사 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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