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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티끌 모아 태산

 

 

 

泰山不讓土壤이라 故能成其大하고 河海不擇細流라 故能就其深이라.

 

태산불양토양 고능성기대 하해불택세류 고능취기심

 

 

태산은 흙을 사양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능히 그처럼 커질 수(높아질 수)있었고, 강과 바다는 가는 물줄기를 가리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렇게 깊어질 수 있었다.

 

진(秦)나라 때 승상을 지낸 이사(李斯)가 쓴 〈諫逐客書〉에 나오는 말이다. 은행이나 농협 등 금융기관에 가서 보면 더러 벽에 "세류성해(細流成海)"나 "적토성산(積土成山)"이라는 말이 쓰인 서예 작품이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細流成海"는 '가는 물줄기가 모여서 바다를 이룬다.'는 뜻이고 "積土成山"은 '흙이 쌓여서 산을 이룬다'는 뜻이다. 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의미를 가진 말들이다.

 

처음부터 큰 것은 없다. 작은 것이 모여서 큰 것이 된다. 그래서 예로부터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작은 돈이라도 아끼는 절약과 저축이 필수라고 가르쳐 왔다. 그런데 요즈음엔 저축을 그다지 반가워하지 않는 풍조가 사회에 만연되어 있다.

 

저축을 권장하기보다는 오히려 착실히 저축하는 사람을 '꽉 막힌 사람' 취급하는 경향마저 있다. 투자나 투기를 해서 몇 배씩 뻥튀기를 해야 돈을 벌지 한 푼 두 푼 저축해 가지고 어느 세월에 부자가 되느냐는 게 요즈음 사람들의 정서이다.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정서가 더 짙게 퍼져있다. 일확천금의 결과만 추구할 뿐 한 푼 두 푼 모으는 과정에서 맛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세대들, 불행한 일이다.

 

작은 물이 모여 바다를 이루는 진리는 아직도 유효하다. 허파에 가득 든 바람을 빼도록 하자.

 

泰:클 태 讓:사양할 양 壤:흙덩이 양 擇:가릴 택 細:가늘 세 就:나아갈 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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