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지는 단순히 학교소식을 전해주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꿈많던 중·고교 학창시절의 추억을 담아 평생 간직할 수 있는 매체라는 점에서 출판물 홍수시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중·고교 과정을 합해 전체 학생수가 40명에 불과한 섬학교에서 교지를 펴냈다. 학생수가 너무 적어 전교생이 모두 작품을 실었고,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교사 18명도 한두점씩 글을 내놓아야 했다.
1년에 한번씩 나오는 교지를 만들기 위해 각 학년을 대표하는 학생 5∼6명이 편집위원을 맡아 비지땀을 흘렸다. 도시지역 학교에서 발간하는 일반적 교지와 차별화, 지역적 특색을 담아낸 부분도 눈에 띈다.
그리고 이 자그마한 섬학교의 간행물이 전국 교지 콘테스트에서 입상, 눈길을 모으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와 문화일보·SK글로벌이 공동 주최, 최근 수상작을 발표한 ‘제7회 전국 학교신문·교지 콘테스트’에서 도내 학교가 교지부문 대상과 장려상을 차지, 화제가 되고 있다.
영예의 대상은 전주여고의 교지 ‘거울’, 그리고 장려상은 부안 위도중·고의 ‘망월봉’이다. 당연히 대상작에 스포트라이트가 몰리고 있지만 ‘망월봉’에도 특별한 관심이 쏠린다.
‘몇몇 학교의 교지간행물은 일반 전문기업 수준 출판물에 근접할 정도로 뛰어나다. 앞으로는 디자인같은 기술적 부분뿐 아니라 학교 간행물로서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하는지 정체성 문제를 고민하길 바란다’는 심사위원의 총평에서 위도중·고의 교지가 특별히 돋보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부안군 위도면 진리에 자리잡은 위도중·고등학교(교장 이홍재). 부안교육청 지원하에 중·고 통합학교로 지정된 대표적인 도서벽지 학교다.
이 학교 학생들이 펴낸 간행물 ‘망월봉 제3호’가 교지 부문에만 전국에서 모두 5백여점이 출품된 이번 콘테스트에서 16개 시·도 예심을 거쳐 5개 입상작에 포함됐다.
도서벽지의 열악한 교육환경속에서도 ‘가정같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전구성원들이 함께 일군 성과라는 게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교지 제목이 된 망월봉은 학교 뒷산의 이름을 옮긴 것이고 1999학년도에 창간호를 낸 후 지난 2월 2백50여쪽 분량으로 세번째 소식을 전했다.
“학교소식과 문예작품은 물론이고 위도에 대한 지리적·역사적 특성을 담아내 학생들이 고장에 애정을 갖도록 했습니다”
“내년 2월에 나올 제4호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지도교사 최용남씨(국어담당)는 ‘망월봉’이 큰 상을 받게 된 계기에 대해 “전체 학생들이 참여했다는 점과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기획력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망월봉 3호에서는 ‘환상의 섬 위도’특집을 마련, ‘위도 띠뱃놀이 전수관을 찾아서’와 ‘위도 관아를 다녀와서’·‘위도의 지명과 어원’등 학생들의 기고문을 통해 고장의 역사를 심도있게 풀어냈다.
또 학부모의 글과 선배들이 후배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담아 읽을 거리를 풍성하게 했다.
이밖에도 대중문화 탐방 코너에서는 미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 나라의 애니메이션을 소개, 신세대 학생들의 관심사를 반영했다.
설문조사와 원고수집·레이아웃등 교지발간에 중추적 역할을 해낸 편집진은 편집위원장을 맡은 김선희양(고3)을 비롯, 이은정(고2)·박은정(고2)·정윤희(고1)·이선희(중3)양등 5명.
중학교 3학년인 이선희양은 올해 실시된 제48회 전국과학전람회에서 ‘위도해안의 무척추동물에 대한 탐구’로 특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삽화와 표지도 아쉬움은 있었지만 학생들의 작품을 그대로 실었다.
이 간행물의 발행부수는 2백부. 전체 학생들에게 한권씩 돌아가고 지역주민과 도내 각 교육기관에도 보내졌다.
시상식은 오는 13일 문화일보 문화아트홀에서 열리며 전시회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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