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있는 자는 힘없는 자를 너무 쉽게 짓밟아. 하지만 힘없는 자들이 힘있는 자를 응징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그래서 오늘 나 자신을 희생양으로 바쳐서 삼촌을 처단하는 거야.”(경선)
12일부터 15일까지 제10회 소극장연극제 세 번째 무대를 장식한 극단‘하늘’의 ‘오늘’(연출 조승철/작 이만희). 작품은 조각가인 경선(홍자연 分)이 자신과 동생을 성폭행 했던 친삼촌 황검사(권오현 分)의 죄를 묻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희곡이 양귀자의 소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과 비슷한 캐릭터·사건 전개를 유지해 다소 맥이 빠질 수밖에 없었지만 잔인한 고문 현장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부분은 상당한 매력이었다.
특히 표독하고 잔인하면서도 애처로웠던 홍자연씨의 연기는 실제와 구별이 모호할 정도로 세심했다.
연출은 지난해 ‘돌아서서 떠나라’에 이어 극작가 이만희 교수(47·동덕여대)의 작품을 선택했고, 역시 단 두 명의 배우만으로 승부를 걸었다.
지난해의 무대가 10년 이상 활동해온 고조영·김경미씨(이상 전주시립극단 배우)를 기용해 관록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면 올해는 경력 5년 미만인 권오현(전주국제영화제 기획팀)·홍자연씨(전주시립극단 배우)를 무대에 세워 지역 연극의 성장 터전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올해는 연출이 원작에 너무 충실한 탓에 젊은 연출가의 패기를 찾기 어려워 다소 실망스러운 면도 없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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