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찾아온 병마와 힘겹게 싸우고 있는 원로시인 김민성씨(75)가 열한번째 시집 ‘황혼의 숨결’(월간문학)을 펴냈다.
지난 초여름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시작한 입원생활 속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통증을 견디며 쏟아낸 그의 ‘숨가쁜 그리고 처절한’시정(詩情)이 오롯이 배어있다.
투병생활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의 모습을 ‘콘서트’에 비유하고, 불청객인 ‘암’에게 “친구여! 오늘도 다정하게 지내세. 건강을 빌고 있겠네”라며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으며 고통을 희석시킨 애틋함이 담겨있다. 췌장암 말기라는 선고를 받고 그 순간의 심리적 반응을 직설적으로 진솔하게 표현, 가슴을 아리게 한다.
‘황혼이여! 모든 것을 휩쓸어가는 그 뒤에는 무엇이 숨어 있을까. 잃어버린 것들을 찾고 싶어도 병들이 부서지는 몸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적막한 마음만 가린다.’(황혼의 숨결 1) 그는 스스로를 ‘황혼’으로 비유, 아직도 세상에서 할 일이 남아있는데 작별을 고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또 변산을 바라보며 고희가 넘도록 변산자락에서 살아온 그의 고향사랑과 그가 체험한 삶과 죽음, 인생의 희노애락, 삶과의 교류 등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 편편이 수록됐다.
이기반 시인은 “그의 작품에는 인간 만큼이나 신중함이 있고, 웅성 깊은 고향 사랑과 정중한 인간애가 꿈틀거리고 있다”면서 “강물이 흘러 바다로 가듯 그가 남긴 작품은 영원한 빛으로 남아서 우리들의 가슴 한복한에 여울져 흐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부안여중고교재단이사장과 부안문화원장을 지내고 있는 작가는 60년 ‘자유문학’으로 등단했으며 ‘파도가 밀려간 뒤’, ‘음악 같은 마음이 흐르고’등 시집과 수필집, 산문집 등 저서 30여권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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