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는 무늬만 예향인가.’
문화관광부가 해마다 선정하는 ‘이달의 문화 인물’에 전북 출신이 드물어, 풍류를 즐기고 멋과 맛을 사랑한 문화 인물을 수없이 배출했던 고장이라는 지역 이미지가 허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문관부의 ‘이달의 문화 인물’사업은 우리나라 역사상 위대한 문화적 업적을 남긴 인물을 선정, 그 업적을 기리고 널리 알려 국민들이 문화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한국인 재발견 운동의 일환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 90년 7월 시작돼 올해말까지 선정된 문화인물은 모두 1백51명. 김소월 등 문학계 인사가 22명인 것을 비롯해 한국학 24명, 미술 17명, 어문 14명, 음악 13명, 과학 10명, 국가보훈 5명, 군사 5명, 문화 3명, 연극 3명, 영화 4명, 의학 3명 등이다.
하지만 전북의 문화인물은 90년 신재효(국악), 95년 김병로(법률) 96년 정인승(어문) 99년 유형원(경제) 2001년 이병기(문학) 등 5명에 불과하다. 더욱이 2003년에도 전북 출신은 한명도 포함돼 있지 않아 ‘예향’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이는 선정과정에서 전북인물을 홀대하는 경향도 무시할 순 없지만 무엇보다 안이한 행정과 도민들의 관심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실제 전북도는 올해 초 시인 신석정 선생과 거문고산조의 명인 신쾌동 선생을 내년도 문화인물로 문관부에 추천했을 뿐, 적극적인 발굴작업에는 등을 돌리고 있다.
문화전문가들은 작고 인물 선양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는 타 자치단체에 비해 전북도는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이달의 문화인물’에 대한 각종 문화예술단체와 민간단체을 제고, ‘숨은 진주’를 발굴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진북문화의집 이종근 관장은 “스스로 ‘예향 사람들’이라고 칭하면서도 문화인물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은 지역민의 이중적 태도도 문제”라며 “작고 인물 선양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때 전북문화의 진정한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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