悟已往之不諫하고 知來者之可追라
오이왕지불간 지래자지가추
이미 가버린 것은 만회할 수 없음을 깨달았고 장차 다가올 것은 쫓아 갈 수 있음을 알게 되었네.
동진(東晉) 시대의 전원시인이었던 도연명의 명작 〈귀거래사(歸去來辭)〉에 나오는 말이다.
도연명은 관직에 매달려 있다가 어느 날, 그렇게 매달려 있는 자신의 잘 못된 모습을 발견하고서 곧장 벼슬을 버리고 전원으로 돌아가면서 당시의 깨달음을 이렇게 읊은 것이다.
'諫'자는 본래 신하가 임금에게 혹은 아들이 아버지에게 간하는 말이라는 뜻을 가진 '간할 간' 자 인데 여기서는 '뇌 뇐다' , '만회하고자 한다'는 의미로 쓰였다.
지난 일은 이미 지난 일로 제쳐 두는 것이 상책이다. '조금만 더 잘 했더라면....'하는 아쉬움을 되뇌고 있어본들 옛 날로 다시 돌아 갈 수는 없다.
이미 지나가 버린 일로 제쳐두고 지난 실수의 경험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엔 그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반면(反面)스승으로 삼으면 된다. 지난 일에 대한 아쉬움을 과감하게 털어 버릴수록 다가오는 미래에 대해서 더 큰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다가오는 지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미래를 통해서 만회하고자 하는 의욕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연명도 "장차 다가올 일은 쫓아갈 수 있다"고 한 것이다. 2002년, 정말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무는 마지막 날이다.
아쉬움이 많이 있겠지만 더 나은 내년을 위해서, 장차 다가오는 일을 활기차게 쫓아가기 위해서 2002년 한 해를 잘 접도록 하자. 그리고 경건한 마음으로 내일을 맞이하도록 하자. 2002년 임오년, 말 때 해여 잘 가거라!
悟:깨달을 오 已;이미 이 往:갈 왕 諫:간할 간 追:쫓을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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