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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출신 2003신춘문예 당선자

 

 

문청(文靑)들의 신춘문예 열병이 눈발처럼 흩날렸다.

 

신춘문예는 해마다 수십 명의 문학인을 세상에 냈고, 전북지역 문청들은 타시도에 비해 적지않은 수혜(?)를 받아왔다.

 

하지만 2003년 이 지역 문청들의 수확은 그다지 풍성하지 않다. 김병곤(대한매일 시·필명 김경주), 이안빈(대한매일 시조), 김서현(무등일보 동화), 장창영씨(불교신문 시조) 등 4명.

 

원광문학회·전북작가회의 등 관련 단체와 작가들을 수소문해 본 결과 각 사의 신춘문예 본선 진출자 역시 소수에 그쳤던 것으로 판단된다.

 

질적성과를 따져야 할 문학을 수로 평가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많은 건 사실.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탈락 가능성이 커 ‘운칠기삼’(運7技3·?)이라고도 불리는 신춘문예의 특성으로 매도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그 가운데 원광대 문예동아리 원광문학회는 올해 두 명의 문인을 배출했다. 김병곤씨(28·국문과 4년)와 이안빈씨(22·문창과 2년 휴학).

 

광주출신인 김씨는 대학문학상 등을 통해 두각을 나타내던 대학문청의 대표주자였고 현재 육군 현역으로 복무중인 이씨는 고교시절 ‘시와시학’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삶을 객관적으로 투시하는 시선과 사물의 속살을 깊이 파고들며 핵심을 놓치지 않는 역량이 신선하게 다가왔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는 김서현씨(31·익산시 부송동)는 “잊었던 나를 찾으려는 집념으로 가장 순수한 언어를 되짚어 본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어머니를 요술쟁이라며 감탄하는 5살 선희의 말과 행동의 변화를 8세 화자의 시각으로 세심하게 묘사한 동화, ‘거짓말쟁이 천사’로 당선됐다.

 

올해 본사 시 부문에 당선된 장창영씨(36·전주대학교 객원교수)는 불교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에서 ‘수국’으로 가작을 수상했다.

 

심사위원 김선학 교수(동국대)는 “시조의 정통적 틀을 벗어나려는 파격과 개성이 돋보였다”고 하면서도 예사롭지 않은 행갈이 방법과 언어의 조탁이 지나쳐 고시조의 매력이 부족한 탓에 가작으로 선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현대시조시가 추구하는 바람직한 행로를 그의 작품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고 덧붙였다.

 

언제나 그랬듯이 올해도 중복투고·표절 등으로 당선이 취소도기도했으며 신춘문예작품을 공모한 각언론사 게시판은 심사의 투명성을 묻는 일부 응모자들의 시비에 곤혹을 치르고 있는 형편.

 

문화일보 소설 부문에 당선된 도내 출신 O씨도 다른 일간지에 중복 투고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규정에 따라 당선이 취소됐다.

 

한 문학인은 “바꿔 생각하면 문학역량을 인정받은 셈이지만 중복투고로 인해 좋은 기회를 놓치는 일은 안타깝다”며 “응모규정을 지키는 일도 좋은 작품을 쓰는 일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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