兒孫自有兒孫福이니 莫爲兒孫作遠憂라
아손자유아손복 막위아손작원우
자식이나 손자는 스스로 그들의 복이 있는 것이니 자식이나 손자의 먼 장래에 대한 근심까지 하려 들지 말아라.
원나라 때의 극작가인 관한경(關漢卿)이 쓴 잡극인 《호접몽(胡蝶夢)》의 설자(楔子)에 나오는 말이다. 10여 년 전만 하여도 우리는 '가족계획'이라는 이름아래 산아를 제한하는 인구 정책을 폈다.
식량과 일자리는 부족한데 인구만 많으면 가난을 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출산을 제한하여 '아들 딸 구별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운동을 벌인 것이다.
그 당시 가장 무책임한 사람으로 몰려 지탄의 대상이 된 사람이 바로 《흥부전》의 주인공 흥부였다. 끼니도 못 잇는 가난뱅이 주제에 아들만 많이 낳았다는 게 지탄의 이유였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인구급감이 걱정거리로 등장하여 정부에서는 출산 권장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정말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흥부의 탄식 가운데 "天不生無祿之人이요, 地不養無名之草라"는 말이 있다. "하늘은 녹(복)이 없는 사람을 내지 않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은 기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람은 물론 하찮은 풀까지도 다 자기 복을 타고나기 때문에 일단 태어나고 나면 살아가게 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무책임한 말 같지만 사실은 맞는 말이다. 자기 복은 스스로 타고난다. 자녀들을 염려한 나머지 평생 먹고 살 것을 마련해 주려고 하지 말자.
그렇게 해준들 하루아침에 다 없앨 수도 있고, 반면에 한 푼의 유산도 받지 않은 사람이 백만 장자가 되기도 한다. 자녀로 인하여 너무 노심초사하고 안달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兒:아이 아 孫:손자 손 莫:말 막 遠:멀 원 憂:근심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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