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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문화희망, 이사람!] 공공작업소 '심심' 김병수 대표

 

 

"전주 옛도심 가치 살려내고 싶다"

 

전주의 고즈넉한 한옥마을 길을 걷다보면 한번쯤 마주칠법한 사람. 공공(公共)작업소 ‘심심’ 김병수 대표(36)가 그다.

 

삶과 생활의 정취가 살아 있는 거리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그의 일과는 한옥마을과 동문거리 등 골목을 오가며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

 

주민들과 부대끼며 관심을 갖게 된 ‘구도심권 활성화 운동’을 위해 우선 주민들이 스스로 이 거리가 가진 자산과 소중한 가치를 깨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작업이다.

 

“한옥마을 뿐 아니라 동문거리, 남부시장 등 구도심을 중심으로 건축물은 물론 출판, 방송 등 다양한 컨텐츠와 연계해 활력을 불어넣는 작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심심’ 을 개설, 도시민의 삶을 꿰뚫을 수 있는 도시계획을 이끌어내고 도시문화운동을 활성화 하는 작업에 고심하고 있는 김대표의 계미년은 각별한 의미로 안겨있다.

 

그가 계획 중인 올해 사업들은 ‘공간 아카데미’와 도시문화 포럼 개설, 동문거리축제 개최, 전국의 마을을 잇는 네트워크 구축, 직장인 극단 ‘심심’발족과 소규모 출판사업 등. 그의 다이어리에는 이 연간 계획들이 빼곡하게 들어차있다.

 

도시문화 포럼은 도시 공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뜻을 함께 하는 ‘동지’를 만들어가는 토론의 장. 지난해 공간아카데미에 참여했던 수강생들이 만나 전주의 구도심권과 도시계획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도시계획은 일방적인 추진보다 삶과 주민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김대표는 우선 주민들의 도심 개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정책적 제안이 도출되어야 한다는 입장.

 

다음달 10일쯤 여는 첫모임에는 토론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문화예술인과 도시계획 전공자, 환경전문가 등의 참여도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계획이다.

 

지난해에 문을 열었던 공간아카데미도 올해의 중요한 사업. 다양한 도시문화를 제시하고 전주 구도심권의 도시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이 자리를 도시 공간을 구성하는 역사 문화 건축 예술 등 다양한 콘텐츠의 특성과 도시 현장이 안고 있는 재미와 생명력을 발견해 공간의 공공성을 이끌어내는 계기로 발전시킬 생각이다.

 

특별한 사업이 또 있다. 두번째 동문거리축제. 올해 그는 동문거리축제의 공동대표가 되었다. 작년 조언자로서 참여했던 입장이 크게 변한 셈이다.

 

‘동문거리가 주는 특별한 감흥’에 관심을 갖고 있는 그는 왁자지껄한 이벤트나 행사를 지양하는 대신 동문거리축제를 통해 보행권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할 생각이다.

 

상인들과 거리문화에 대한 생각과 의견을 교류하는 토론의 장도 마련, 생산적인 축제를 지향한다는 것이 김대표의 구상. 도시 개발이나 계획 차원 보다 동문거리가 지닌 소중한 정서를 거리 활성화의 동력으로 활용하자는 뜻에서다.

 

그의 작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국의 마을과 주민을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 구축은 그의 오랜 소망이자, 올해 꼭 이루어내겠다고 마음먹은 사업이다.

 

3월 초 양사재에서 가질 모임은 네트워크의 토대를 마련하는 자리. 전주 한옥마을을 비롯해 서울 북촌 한옥마을과 홍익대앞, 충남 아산 외암리 민속마을, 부산 금생아파트, 대구 삼덕동 등 전국 마을을 대표하는 주민 10여명이 참여할 계획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과 그 안에 녹아있는 삶을 들여다 보자는 뜻이지요. 마을과 주민이 뭉쳐 사회의 다른 분야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함께 사는 사회, 함께 사는 도시를 꿈꾸는 그의 열정은 주목을 받을만하다. 직장인 극단 ‘심심’창단이나 공공 프로젝트에 활용하는 기금을 마련하는 ‘도네이션 북’을 펴내는 소규모 출판사업도 관심을 끄는 작업.

 

도네이션 북은 1∼2백부 정도 발행, 가까운 이웃이나 지인들과 나누며 기금을 마련하는 책인데 첫번째에는 김대표가 네팔과 인도를 돌아다녔던 여행기와 전주한옥마을에서 마음을 다스렸던 명상을 담아낸다. 

 

다양한 문화운동을 벌이는 김대표의 이러한 열정은 그가 걸어온 길과 무관하지 않다. 전북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그는 서울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사무팀장으로 일했다. 4년여 동안 정책적인 측면에서 도시개발을 접근했던 경험은 그의 삶을 여는 소중한 바탕이 됐다.

 

2001년 전주에 내려온 뒤에는 전통문화사랑모임(대표 이동엽)에 참여하면서 전주의 문화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졌다는 그는 인정이 살아있는 마을의 정서를 도시계획은 물론 문화운동의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게 하겠다는 희망으로 올해를 맞았다. 이제 그의 작업이 도시문화운동에 활기를 불어넣을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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