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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위무대밖] 산조예술제조직위 '산조의 밤'

 

 

"산조야(散調夜) 놀자.”

 

누구나 한번 쯤 어릴 적 친구집 앞에서 외쳤을 "∼야 놀자”를 산조예술제 조직위원회(위원장 장세환)와 전주 한옥생활체험관(관장 이동엽)이 목청을 높인다.

 

'산조'를 부르고 있지만 놀자고 유혹하는 대상은 시민들이다.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 저녁 6시 30분 한옥생활체험관에서 여는 '산조의 밤'.

 

운치있는 한옥 뜨락에서 열리는 산조의 밤은 규모는 작지만 정겨움과 넉넉함이 그득한 잔치마당이다.

 

산조예술제 사람들이 지난 2000년 초부터 시작했으니 올해로 4년째 이어지고 있다. 산조의 자유정신과 실험성을 1년에 한차례 치르는 축제가 아닌 일상 속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서 열고 있는 무대다.

 

그동안 다양한 산조 공연 중심으로 이어진 '산조의 밤'이 올해부터 색다른 옷으로 갈아입는다.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의 목소리를 듣고 다양한 의견을 쏟아놓는 '문화강좌'.

 

"산조의 밤은 연주자와 관객이 소통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공연을 매개로 관객들과 문화를 접하는 기쁨을 나누는 자리인 셈이죠. 하지만 공연 위주로 흐르다보니 문화 담론의 자리 한켠으로 밀려나는 부작용도 생겼습니다.”

 

오종근 사무국장은 올해 산조의 밤은 단순한 소비가 아닌 우리 문화의 오늘과 미래를 가늠하는 자리로 만들겠다고 소개했다.

 

산조예술제와 '산조의 밤'을 태동시켰던 전통문화사랑모임의 '사랑방문화강좌'의 본래 모습을 되찾는 작업이라는 것이 오국장의 설명이다. 그 첫 작업으로 지난 1월 KBS 프로그램 '인생극장'의 외주제작사인 리스프로덕션 이동석 대표가 강사로 나와 '성씨로 풀어본 지역감정의 오해'를 이야기 했다.

 

그렇다고 그동안 선보였던 공연프로그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가야금 거문고 아쟁 대금 피리 등 다양한 기악의 산조공연으로 채워지는 '산조렉쳐콘서트'와 판소리 무대, 해설과 함께 하는 전통악기 연주 등은 뒷풀이 형식으로 이어진다. 술 한 잔 곁들이며 산조 운율의 여흥을 즐기는 '풍류 마당'처럼.

 

22일 열리는 2월 산조의 밤도 문화강좌와 공연, 뒷풀이 등이 어우러진다. 정읍에서 민족사학을 가르치는 동이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농초 박문기 선생이 '세성(歲星=목성) 이야기'를 주제로 강연한다.

 

또 근대 5명창의 뒤를 이어 1940년대부터 우리 판소리계의 중심에 서있었지만 월북인물이라는 이유로 현대 판소리사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박동실 명창(1893∼1968)을 조명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그의 제자인 한애순 명창에게 박동실제를 사사한 김묘정씨(단국대 대학원 재학)가 서편제와 동편제를 조화시켜 나름대로의 소리 영역을 개척했던 박동실의 소리세계를 이야기한다.

 

홍정택 명창의 외손녀이자 20회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젊은 소리꾼 김선미씨와 제1회 또랑깡대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던 박태오씨는 걸쭉한 소리판을 벌인다.

 

산조예술제 조직위는 이날 40대 성인 중심의 아마추어 풍물 동호회를 준비중인 강은자씨(새벽강 대표·'갠지갱'회원)와 김선미씨에게 장학금을 전달한다.

 

 

 

임용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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