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평 전시공간에 길쭉한 통나무들이 우뚝 서 있다. 호리병이나 집, 술잔 등 각양각색의 형상을 모자처럼 쓰고 있다. 너른 화폭에 파스텔로 채색한 평면작품은 나무들을 에두르고 있다.
1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전주 서신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自然=物=人=我(자연=물체=사람=자신)'조각전. 김호룡 교수(48·백제예술대학 실용미술과)가 열고 있는 여덟번째 개인전이지만 전주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자연이 산 바위 식물 등 모든 만물상을 지칭하듯 '만물=사람', '사람=만물'입니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세상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동양의 전통적인 자연관인 '물아일체'사상을 작품에 담았다는 김교수는 전시작품 모두를 하나의 작품으로 보아야 한다고 소개했다. 모든 사물이 어우러지는 자연을 표현했기 때문이란다.
조각은 어느 대상을 형상화하는 작업이기 마련이지만 그는 자신의 작품세계에서 형태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둥글고 납작하고, 삐죽 솟아오른 형상에서 자연을 느끼면 그만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나무조각들('WORK 2002-1 부분')도 인간이 만들어놓은 구조물과 자연물이 어우러진 세상풍경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이태리 까라라 국립미술 아카데미아에서 공부한 김교수는 서울조각회와 전북조각회, 대학동문 모임인 '어느 조각모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55-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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