棄甲曳兵而走할새 或百步而後止하고 或五十步而後止라, 以五十步로 笑百步면 則如何오?
기갑예병이주 혹백보이후지 혹오십보이후지 이오십보 소백보 즉여하?
갑옷을 버리고 병기를 끌며 달아날 제, 어떤 군사는 백 걸음을 달아난 후에 멈추고 어떤 군사는 오십 걸음을 달아난 후에 멈추었는데 오십 걸음을 달아나다가 멈춘 군사가 백 걸음을 달아나다가 멈춘 군사를 비웃는다면 어떠합니까?
《맹자》〈양혜왕(梁惠王)〉上편에 나오는 말로서 유명한 "오십 보, 백 보"라는 고사성어의 원문이다. 오십 걸음을 달아난 것이나 백 걸음을 달아난 것이나 달아난 것은 매 한가지인데 몇 걸음 적게 달아났다고 해서 오십 걸음을 달아난 군사가 백 걸음을 달아난 군사를 비웃는다면 그거야말로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아직도 세상에는 그런 사람이 많이 있다. 차이 아닌 차이를 들어 자신이 남보다 깨끗하고 정의로운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고 애를 쓰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 많이 있는 것이다. 날마다 싸움으로 일관하다시피 하는 야당과 여당의 발언들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아무리 애를 쓰며 자신이 남보다 낫다는 점을 들어내고자 하여도 실체가 낫지 않으면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그러나, 실체가 남보다 나은 점이 있으면 스스로 나서서 그렇게 기를 쓰며 설명하지 않아도 남이 먼저 알고 신뢰와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겨가 묻은 개나 X이 묻은 개나 칠칠맞기는 마찬가지이다. 누가 누구를 비웃을 수 있으랴? 그저 자신을 돌아볼 일이다.
棄:버릴 기 甲:갑옷 갑 曳:끌 예 走:달아날 주 步:걸음 보 止:그칠지 笑:웃을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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