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는 무너지는 공동체 의식을 살리기 위한 회복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정회복운동의 하나인 아버지학교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제가 아버지입니다”는 자기고백과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는 구호를 시작으로 사랑하는 아내의 발을 씻겨주는 4주차 세족식을 할 때이면 아버지학교에 참여한 모든 아버지는 구슬방울 만한 눈물을 뚝뚝 흘리며 새로운 아버지로 거듭난다.
이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 자기가족의 소중함을 발견하고 아내와 자녀사랑하기를 선언하는 것이다. 전주, 군산, 익산, 정읍, 김제 등 전북지역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 운동은 가정행복의 넘치는 에너지가 되고 남음직 하다.
지난 11월이다. 익산에서 아버지학교를 진행할 때의 일이다. 지원자 아버지 한 사람이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게 되었다. 그 아버지는 한 줄 한 줄 편지를 읽어 가다가 그만 목이 메이고 억제할 수 없는 눈물을 쏟아내는 것이다.
무슨 사연이 있나싶어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사실 아들이 2주전에 가출했다는 것이다. 아버지와 싸우고 집을 나 간 자식이 그토록 미웠는데 오늘 아들에게 편지를 쓰면서 생각하니 추운 겨울은 시작되고 어디에서 잠을 자는지... 밥이나 얻어먹는지...참으로 마음이 아파 견딜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모두 아비 된 자기책임이라며 용서를 비는 고백 앞에 참석자 모두는 똑 같은 자의 심정으로 눈물을 적셔야 했다.
그 날 참석자 모두는 집을 나간 아들이 어디선가 이 아버지의 눈물과 애타는 음성을 듣고 하루속히 가정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한 가정의 회복을 바라는 사랑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었다. 아버지학교가 진행되는 동안 내내 그 아버지의 눈물샘은 마르지 않았다.
드디어 아버지학교를 수료하는 4주 째가 되었다. 이 날은 남편이 사랑하는 아내를 초대하여 함께 오는 날이다. 아버지학교 진행자로서 필자의 관심은 과연 가출한 그 아들이 돌아왔을까? 라는 것이었다. 더욱이 마지막 시간이기에 참으로 마음이 무거웠고 오히려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깜짝 놀랄 만한 일이 벌어졌다. 그 아들은 1주전에 돌아왔고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수료식 직전 이 가족을 특별소개하고 무대에 세웠다.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과 함께 무대에 선 이 가족은 서로가 손을 잡은 체 눈물을 쏟아냈다.
아버지는 아들을 백방으로 찾아 나섰고 마침내 집으로 돌아온 이 아들은 아버지의 편지를 읽었다고 한다. 필자는 아버지에게 물었다. 이 순간 아들에게 제일 하고 싶은 말이 무어냐고. 그 아버지는 말했다." 아들아 사랑한다. ”다시 아들에게 물었다.
이 시간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고. 그 아들은 대답했다. "아버지 정말 사랑합니다.”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아버지와 아들은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어린아이처럼 펑펑 우는 것이다. 그 장면을 지켜보는 300명의 참석자 모두 눈물바다를 이루었다.
필자 역시 손수건 2개를 촉촉이 적셔야 했다. 그렇다. 행복은 사랑과 용서이며 서로에 대한 배려와 포용이다. 한가족의 행복한 웃음이 눈에 선하다.
/청소년연구원장, 전주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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