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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누워서 침 뱉기

 

 

家醜는 不可外揚이라
가추   불가외양

 

집안의 부끄러운 일은 밖으로 드러낼 일이 아니다.

 

명나라 사람 풍몽룡(馮夢龍)이 편찬한 단편 소설집인 《삼언(三言)》의 하나인 《경세통언(警世通言)》에 실린〈유중거제시우상황(兪仲擧題詩遇上皇)〉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말이다.

 

"집안에서 하는 말이나 일이 담을 넘지 않도록 하라"는 속담이 있다. 집안 일은 집안에서 끝내야지 다른 사람에게까지 알려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집안에서 큰 소리가 나는 것을 매우 경계하였다.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집안에서 일어난 나쁜 일이 밖에까지 떠들썩하게 소문이 나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왜 부끄러울까? 그것은 서로 사랑하고 화합하며 살아야할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의 화합마저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가정의 화합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 밖에 나가서 무슨 일인들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요즈음엔 집안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밖으로 퍼져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얼마 전에도 모 연예인의 가정사로 세상이 떠들썩하였었다.

 

어디 연예인뿐이랴. 일반 가정에서도 낮에는 물론 심야에도 부부간에 다투는 소리가 들리는 집이 있다.

 

그리고, 찜질방에 앉아서 하루 종일 남편 흉을 보는 아내도 있고 호프집에 앉아서 아내를 성토하는 못난 남편도 있다. 다 누워서 침 뱉기이다. 부끄러운 일이다. 이해와 화합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의무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醜:추할 추  外:밖 외  揚:떨칠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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