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젊은 세대들의 실험성과 탐구정신을 엿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우진문화재단(이사장 양상희)이 기획, 해마다 도내 5개 대학 미술학과 졸업생 중 역량있는 신인들을 추천받아 초대하는 '2003신예작가초대전'. (14일부터 20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열 두 번째를 맞은 올해 전시에는 이봉헌 김형수(전북대) 최희탁 서미경(원광대) 김진호 이중희 이정동(군산대) 김소영(우석대) 이흥규 유철민 조은희(전주대)씨 등 모두 11명이 초대됐다. 돋보이는 미감과 실험의식으로 자기 언어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온 신인들이다.
대상에 대한 해석력과 현대적 미감에 의한 표현언어가 분명한 이들은 소재와 형식에 대한 과감한 모색과 다양성을 담고 있는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수묵과 채색이 조화를 이룬 김진호의 '원당에서'와 비디오 설치작품으로 실험적인 작품세계를 펼치고 있는 이중희의 '流·TV매체', 수묵의 미를 살려낸 김소영의 '패션-02', 사실적인 묘사로 표현의 자유성이 돋보이는 최희탁의 '그리운 날들'이 주는 이미지는 새로우면서도 미덥다.
서미경은 알루미늄 캔 등 물질의 재료를 활용한 '버터 플라이2'를, 이봉헌은 전통 한국화에 실험적인 요소를 가미한 '문자도'를, 김형수는 현실도피와 현실의 투영이라는 양극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절망x절망'을, 이홍규는 수묵에 대한 새로운 표현언어를 담은 '계단이 있는 풍경'을, 그리고 유철민은 인물의 움직임을 심리적인 묘사로 그려낸 '자화상'을 통해 진지한 탐구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포함된 조각 부문에서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브론즈로 표현한 이정동의 '소리'와 입체적이면서도 회화적 요소가 가미된 조은희의 '홀씨되어'가 눈길을 모은다.
이번 전시가 지역 신예작가들의 참다운 등용문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자기만의 언어를 고민하는 진지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이 크다. 하지만 발전 가능성이 큰 이들의 창작활동이 지속될 지는 아직 미지수.
그동안 이 기획전을 통해 1백명이 넘는 신예들이 소개됐지만 지금까지 작업을 이어내고 있는 작가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작업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해를 더해갈수록 탄탄한 기량을 다지는 작가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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