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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地域'홀대'소리 이제 지겹다

 하도'차별'이니'홀대'니'불이익'이니 하는 소리를 많이 듣고 또 써 왔던터라 이제 그런 말을 꺼내기조차 쑥스럽다. 아니 그 지경에 이르도록 그럼 당신은 무엇을 했느냐는 자문(自問)에 이르게되면 스스로 자괴(自愧)스럽기조차 하다. 그래서 요즘 시중에서 흔히 듣는'참여정부도 역시 전북홀대 아니냐'는 불만의 소리 또한 귓전으로 흘려 버리고 싶은 것이 솔직함 심정이다.

생각해 보라. 박정희(朴正熙)씨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아 개발의 진군 나팔을 뿔때 우리는 어땠는가. 소외와 낙후의 그늘에서 화를 속으로 삭이는데 익숙해하진 않았던가?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씨가 정권을 탈취한 뒤'피자'나누기를 제멋대로 계량할 때 감연히 내 몫을 내놓으라고 대들어 본 일이 있는가?

참여정부 조각도 섭섭

시민의 힘으로 쟁취한 민주화의 과실을 먼저 차지 했던 문민정부 시절은 또 어땠는가. 인권과 도덕과 청렴을 훈장처럼 자랑한 YS의 위세앞에 누군들 딱 부러지게 제 몫소리를 낸 일 또한 있는가? 아니다.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연줄의 끝자락이라도 붙잡아 개인과 그 개인이 속한 떼거리의 이익과 영달에만 더 안주해 왔던게 솔직히 저간의 우리 자화상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

우리가 우리라는 울타리 속에 한 묶음으로 떼밀린 모두가, 가슴 펴고 어깨에 힘주고 큰소리 치며 살 수 있었던것은 그래도 국민의 정부때다. 온정주의 정치가였던 DJ의 그 도량넓은 포용력이 그나마 철용성같은 지역감정의 벽을 허물고 사해(四海)평화의 이상적 민주사회실현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했다는 평가가 절대 과분하지 않다. 하지만 그런 국민의 정부 5년 또한 어땠는가. 높은 이상만큼 현실이 뒷받침되지 못한 미완의 청사진을 지금 아쉽게 접고 있는 시점이 아닌가.

본론으로 돌아가자. 노무현(盧武鉉)정부가 출범한지 한 달이 막 지나가고 있다. 그런데 그의 정치적 태생지라 할 호남에서 이런 저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다. 두 말할 것도 없이 인사 때문이다.'대통령 만들어준 지역이 어디인데 이처럼 홀대할 수 있느냐'는 것이 불만의 요지다.

딴은 그렇다. 참여정부 조각(組閣)내용을 보면 이쪽이 섭섭한 생각을 가질만도 하다. 특히 전북쪽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지역현안과 밀접한 부서에서 힘을 써줄만한 장·차관이 안 보인다.

검찰인사 또한 그렇다. 서열이나 기수(期數)파괴같은 파격적 개혁인사라 하지만 이 쪽은 지나치게 홀대받았다는 감이 든다. 더구나 DJ를 압박할 수 있는 특검법마저 받아들이자 광주·전남쪽 민심이 예사롭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는 소문이 도는 모양이다. 그래서 청와대가 나서서 현지 여론을 수렴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런데 전북은 어떤가.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아니 조용한 것인지 아니면 속으로 화를 삭이며 체념하고 있는것인지 알 수 없다. 당연히 정치권으로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적어도 표면저그로는 도내 정치인들이 이런 저런 민심에 딱이 귀를 기울여 요조에 반영하려는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이를두고 전북은 역시'양반고을'이라는 비아냥마저 나돌고 있다한다.

몇자리 더 차지한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이제 제발'전북푸대접 운운'은 그만 두자. 장관, 검찰, 공기업 몇자리를 더 차지한들 그것이 당장 우리에게 주는 이득이 무엇인가. 정책집행이'우는아이 떡 하나 더 주는 식'이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노대통령이 진작부터 그런 관행은 불식시켜 나가겠다고 공언한 마당 아닌가. 걸핏하면'차별'이니'홀대'니 하는 소리는 스스로 패배주의의 나약함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소아병적 사고일 뿐이다. 그리고 그런 비이성적인 애활심이 오히려 우리의 자존심을 훼손시켜 더욱 소외의 굴레를 옥죄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김승일(본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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