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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난형난제(難兄難弟)

 

 

元方難爲兄하고 季方難爲弟 라
원방난위형     계방난위제

 

원방(元方)을 형(兄)이라고 하기도(爲) 어렵고(難), 계방(季方)을 동생(弟)이라 하기도(爲) 어렵다(難).

 

중국 위진남북조 시대 송나라 사람인 유의경(劉義慶)이 쓴 《세설신어(世說新語)》〈덕행(德行)〉편에 나오는 말이다. '원방(元方)'과 '계방(季方)'은 동한 시대 진식(陳寔)이라는 사람의 두 아들이다. 그런데, 이 두 아들은 다 재주와 덕행이 훌륭하여 누가 더 낫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은 "원방(元方)을 형이라고 하기도 어렵고 계방(季方)을 동생이라고 하기도 어렵다."고 평하였던 것이다. 여기에서 "난형난제(難兄難弟)"라는 말이 나왔다. 난형난제,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때 쓰는 말이다. 좋은 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경우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데, 세상에는 좋은 일로만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운 게 아니라 나쁜 일로도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경우가 많이 있다. 강도 짓을 한 범행의 치밀한 수법이 난형난제인 경우도 있고, 범행의 잔인함이 난형난제인 경우도 있다.

 

세상은 지금 나쁜 짓의 강도 높이기 경쟁이라도 하듯 각 종 범행의 수법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영화는 경쟁적으로 폭력성과 음란성을 높이려고 하고 음악이나 소설, 컴퓨터 게임도 마찬가지로 나쁜 방향으로 가기 경쟁이 붙었다. 정말 난형난제라고 할 만 하다. 브레이크 없는 차를 타고 달리는 것 같다.

 

이제 고리를 끊고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 좋은 일 분야에서 난형난제의 경쟁이 생기도록 세상의 분위기가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元:으뜸 원  難:어려울 난  爲:할 위  季:계절 계, 막내 계  弟:동생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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