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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호남 소외론" 어떻게 볼 것인가?

호남 소외론에 관한 논쟁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5년전 바로 이 시점에는 호남편중 인사문제가 큰 쟁점이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호남 소외론이 제기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특검제 수용도 이유이긴 하나 주된 원인은 인사문제이다. 정부측에서는 통계자료를 제시하며 호남 홀대가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공직사회에서 체감되는 분위기는 사정이 다르다. 

각 부처 핵심요직서 배제 

과거에 비해 고위 공직자의 수가 줄지 않았다는 주장이 사실일지라도 각 부처의 핵심요직에서 호남출신들이 대거 밀려나 있다는 주장은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정부의 주장처럼 외형상 호남 홀대가 아니라 할지라도 실제 내용에 있어서는 호남 소외라는 주장이 이유있는 불만이라고 필자는 본다.  

더구나 작년 대선국면에서 공직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이회창 후보측에 거의 일방적으로 쏠려 있었던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드러내지 못하고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학수고대했던 것은 우리 호남출신 뿐이었다. 그런데도 호남 소외론이 제기되고 있으니 호남출신 공직자들이 느끼고 있는 허탈감에 대해서는 긴 설명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왜 이러한 현상들이 나타난 것일까? 필자는 크게 두 가지라고 진단한다. 

첫째는 이 정부 핵심세력들의 경험미숙 때문이다. 내년 총선까지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정부 참여를 시키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그 동안 국정운영 경험을 가졌던 호남출신 국회의원들은 완전히 배제된 채 국정운영 경험이 거의 전무한 재야출신 일변도로 권력의 핵심을 구성하다 보니 이들의 잘못된 현실 인식 때문에 야기된 문제라고 본다. 

둘째는 내년 총선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지난 대선 때의 호남몰표에 대한 오판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의 성패가 내년 총선결과에 의해 좌우될 것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누가 뭐라 해도 국정운영의 초점은 여기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노력도 호남이 확고부동할 때만 의미를 갖는다.  

민심 흔들리면 선거 큰 타격 

호남 민심이 흔들린다면 호남지역 선거는 물론 수도권 선거에서도 막대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노무현 정부의 핵심들은 이 점을 간과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대선에서의 호남 몰표가 이회창 후보의 당선을 저지시키려는 반사적 지지였던 사실을 무시하고 노무현 후보에 대한 절대적 지지표로 착각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DJ 정부와 달라서 노무현 정부는 호남 민심과 일체화 정도가 얕아서 악재가 빈발하면 쉽게 이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결과라고 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아직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 해도 호남인들 사이에 소외의식이 싹트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다.

 

노무현 정부는 지난날 YS와 TK의 관계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지금의 호남 소외론은 93년 YS정권 초기의 TK 소외론과 너무나 닮아 있다. YS측에서 잘못 대응하여 문제가 점점 커지고 종국에는 TK 전체가 돌아서고, 또한 JP마저 떨어져 나갔던 과거의 역사에서 많은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청와대 일부 참모들이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별 것이 아닌 것으로 치부해서는 심각한 수렁에 빠질 수 있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직시하고 반성하는 자세로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시정조치할 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우리 호남인들도 노무현 정부의 고충을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작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에게 표를 던졌던 모든 사람들은 내년 총선에 승리하여 노무현 정부가 성공하기를 간절히 소망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내년 총선까지는 호남이 다소 섭섭하더라도 노무현 정부가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는 자세가 절실히 요청된다.

 

 

 

/이강래(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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