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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국회의원 스럽다'는 소리

 노무현(盧武鉉)대통령과 평검사들의 토론이후 시중에 새로 유행한 말이'검사 스럽다'이다. 주로 네티즌들 사이에 널리 퍼져 술좌석이나 모임에서 단골메뉴처럼 됐다. 그 의미는 물론 부정적이다. 

직장의 상사나 나이든 사람에게 불손한 태도를 보이거나 무조건 따지고 드는 사람을 빗댄 말이다.

 

개그맨들이 그 좋은 소재를 놓칠리 없다. KBS 2TV'봉숭아학당'은 보는 사람들의 배꼽을 잡게 한다. 권위와 엘리트 의식이 강한 검사들의 위상을 풍자적으로 깎아 내려 평소 위압감(?)을 느껴온 일반 서민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봉숭아학당'의 카타르시스 그러나 그렇다고 그런'개그'에 그저 허허 하고 웃어넘길 일만은 아니다. 검사들의 요구나 주장은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다. 

검찰권의 정치적 중립이나 인사위원회의 공정한 운영은 풀어야 할 가제다. '토론의 달인'이랄 수 있는 대통령과 토론으로 승부를 가름할수는 없었지만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확인한것만은 소득이다.

 

지난 2일 노대통령의 국정연설이 끝나자 이번에는 '국회의원 스럽다'는 말이 또다시 유행하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예우가 도를 지나쳤기 때문이다.

 

그 날 국회의원들, 특히 야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의 태도는 상식밖이었다. 노대통령이 입장할때 민주당 의원들은 기립박수로 환영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부분 앉아서 박수를 치거나 그냥 쳐다보는 정도였다. 

통로쪽 좌석의 일부 의원들은 아예 앉은채로 악수에 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노대통령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의석에서는 단 한차례도 박수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어떤 대목에서는 웅성거리는 소리가 TV에도 들릴 정도였다. 부시 미대통령이 올해 의회에서 연두교서를 발표할때 77회의 박수가 나왔다는 사실과 대비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그 자리에는 허바스 주한 미대사등 외교사절들도 참석했었다.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그렇게 한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예우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물론 노대통령이 연설문에도 없는 사족(蛇足)발언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의 심기를 자극한 측면이 없진 않다. 

하지만 밉든 곱든 그는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다. 국가원수에 대한 권위는 존중돼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데 진짜로'국회의원스런'행태는 그후 일부 상임위에서 더 심했다. 김두관 행자부장관과 이창동 문화부장관이 표적이었다.

 

그들에 대한 질의는 지나친 정도가 아니라 모욕에 가까운 막가파식(?)이었다. 김장관에게는'군수하다가 장관하니까 좋죠?'라고 비아냥 대는가 하면 이장관에게는'영화감독이 언론에 대해 뭘 아느냐'는 식으로 조롱했다. 심지어 김장관은 상임위가 종료된후 의원들의 점심 식사 자리에 참석하려다가 거절당하기까지 했다. 

의원들끼리 따로 나눌 얘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지만 그 실 핑계일 뿐이다. 취임후 의원들에게 인사를 다니지 않은데 대한 앙갚음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항간에 국회의원들의 행태가'조폭수준'이니'함량미달'이니라는 말까지 나오는것 아닌가 싶다. 

더 뿌리깊은 부정적이미지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이 선출한 국민의 대표이다. 국회에서 국정을 논하고 지역구 주민의 의사를 대변한다. 그러자면 주어진 권한과 책임을 다 해야 하고 품위와 절제의 미덕을 지킬줄도 알아야 한다. 

국회의원이 하는 말은 모두'국민의 소리'이고 국회의원의 권위는 헌법이 보장한다는 따위 자만에 빠져서는 안된다. '국회의원스럽다'는 소리는'검사스럽다'는 소리와는 또다른 더 뿌리깊은 부정적 이미지가 배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리프케라는 독일의 경제철학자는'학자와 법관과 언론인이 자신의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사회에 희망이 있다'고 했다던데 그 중에 꼭들어가야 할 국회의원은 왜 뺐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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