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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어린이 날

 

 

兒孫自有兒孫計하니 莫與兒孫作牛馬라
아손자유아손계     막여아손작우마

 

어린 아이들은 어린 아이 나름대로 생각이 있으니 어린 아이를 소나 말처럼 다루지 말라.

 

《송시기사(宋詩紀事)》에 인용되어 있는 시였던 것 같다. 여기에 나오는 '소나 말처럼 다루지 말라'는 말은 힘든 일을 시키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어린이라고 해서 일방적인 명령으로 다루지 말라는 뜻이다. 아이들도 다 나름대로 생각이 있다. 오히려 어른보다도 더 깊고 기발한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어른들은 그런 어린이의 생각을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 주어야 한다.

 

그런 생각의 싹을 잘 보살펴서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고 그 생각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게 하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따라서, 어린이를 교육하기 위해서는 어린이의 생각을 먼저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이해하지 못한 채 어른의 생각으로 어린이의 생각을 재단해 버리면 그 어린이는 더 이상 자신의 모습으로 성장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어린이의 응석을 받아 주라는 뜻이 아니다. 어린이를 이해하는 것과 응석을 받아 주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해는 가르치기 위한 것이고, 응석은 부모가 잘못된 애정의 포로가 되어 어린이에게 끌려 다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응석을 받아 주는 것을 사랑과 교육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있는 것 같다.

 

오늘은 어린이날, 또 얼마나 많은 부모들이 자원하여 응석에 시달리며 하루를 보낼까? 거의 1년 내내 응석 속에서 자라는 요즘 아이들, 과연 다시 어린이날이 필요할까?

 

兒:아이 아  孫:손자 손  計:꾸밀 계  莫:말 막  與:줄 여  牛:소 우  馬:말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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